251214기록

in #avle-pool9 day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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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천 바람이 참 매섭게 느껴졌다. 그 바람에 아파트 현관 앞의 아담한 산수유 잎사귀들은 모두 떨구어져 빨간 열매만 드러났다. 확실히 평년에 비해서 열매가 부실하다. 맥문동도 그렇고 올해 우리 아파트 단지의 열매들은 모두 빈약하다. 매년 풍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생태학자의 자연 관찰 에세이를 보면 해에 따라서 참나무 열매, 단풍나무 열매 등도 들쑥날쑥하지만 모든 열매가 똑같이 흉년이 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겨울을 나는 동물들이 굶어 죽지 않는다고 한다. 다양성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이 아파트 단지의 산수유 열매는 조류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것 같다. 매년 겨울내내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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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말라 비틀어지지 않고 탱탱하여 살짝 누르면 톡하고 육즙이 튀어나온다. 침으로 겉껍질을 세척하여 퉤퉤하고 육즙을 맛보니 알싸하면서 너무 시다. 그대로 다시 퉤퉤! 알싸하게 썩은 신맛이다. 이 산수유 열매는 허약해진 노인이나 정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양기를 북돋워주는 팔미환에 들어간다. 이거 만들어 보자고 드가는 약재를 거금들여 모두 구매 했었는데 만들기는 커녕 그냥 1년 묵혀두었다가 산수유 열매 약재는 곰팡이가 팍팍 피어 어쩔 수 없이 버렸던 기억이 있다. 쓸데 없는 정력 살려보자고 사놓고 만들지도 않았으니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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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소주에 넣어 봤는데 향이 좋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