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甲辰)년 하지 감자 수학
토요일에 비가 왔고 질퍽한 땅에서 감자 캐고 싶지 않아서 오늘 수확했다. 아주 더울 것 같았는데 다행이 바람이 시원하다. 잡초가 수북하게 우거져 있던 탓에 땅이 생각보다 포실 포실 하다. 올해 감자 수확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겨우내 집에서 싹을 지나치게 틔운 말미잘 감자들을 조각내서 심은 여덟 두둑은 쪼매한 알알이 감자라서 땅에서 숨은 보물 찾기였다. 나머지 여덟 두둑은 씨감자를 심어서 제법 튼실하다. 모두 캐는 데 2시간은 족히 걸렸다. 이제 2달 동안은 텃밭에 가지 않는다. 그사이 또 텃새풀이 수북하게 자라 있겠지. 그래도 하지가 지나고 나면 텃새풀을 한웅큼씩 잡아서 당기면 잘 뽑힌다. 가을 농사 텃밭을 다시 개간할 때 힘들 것이라 걱정이 되지만 사실 무더위 때문이지 잡초 뿌리는 생각보다 억세지 않다. 여하튼 당분간 밭에 갈 일이 없다.
집에 와서 샤워하고 전기 밥솥에 갑진 감자를 삶았다. 삶은 시간을 길게 세팅하여 지나치게 터졌다. 그래서 찰진 식감없이 포슬포슬하다. 전라도 고창에서 담근 1년 숙성복분자주과 함께 소박하게 이걸로 저녁 끝!
甲辰農記
밭을 갈며 | 말미잘 감자 모종 심기?| 수줍은 꽃마리 | 감자와 완두콩 싹 | 쪽파 수확 | 텃새 풀의 시즌 | 이길 수 없는 싸움 | 땅콩 향의 광대 나물 | 완두 꽃이 피었습니다 | 완두콩 꼬투리 | 봄 농사 수확 전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풀속에서 용케 잘 찾으셨네요. ㅎㅎ
수확량이 조금 아쉬우셨겠지만
직접 재배한 감자 삶아서 한잔 !!
감자는 어떻게 요리를 해도 정말 좋아라 합니다
포슬 포슬 찐 감자도 참 좋아해요
옛날에는 찐감자를 대접에 으깨서 설탕을 솔솔 뿌려 먹곤 했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