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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짐을 드는 사이,
‘누가 누굴 속인지도 모른체 흘려보낸 낭비?’라는 물음이 스친다.”
속이려 한 자도 없고,
속아야 할 자도 없었음을 이제는 안다.
어렸을 때부터 떠올리던 질문.
제 길을 가는 구름,
뭉쳤다 흩어지는 비누거품은 아픔이 없을까?”
오래도록 대답 없이 남아 있었다.
머리카락, 손톱, 발톱, 옷, 각질은 아픔이 없다.
감각이 살아 있는 신체만이 아픔을 느낀다.”
그 순간
아픔의 조건이 분명해진다.
감각이 붙어 있을 때만 고통은 현실이 된다.
그렇다면—
목격자를 속일 수 있을 만큼 예리하고 노련했던 것은
감정체의 움직임이었겠구나.
속은 것도, 속인 것도 아니라
그저 움직임이 정교했을 뿐이었다.
그 깨달음과 함께 폭풍 같던 소음이
조용히 사그라든다.
싸울 대상이 사라지자 소리도 설 자리를 잃었다
구름길 -- - 목격자의 길—
새로운 길들이 열린다.
'섣부른 판단은 하지 않으련다.'
길이 드러나는것을 관조한다.
2025.12.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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