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칼 융이 말한 그림자 통합일까?
그림자가 밝아지는 자리에서
되새김을 판단 없이 지켜보았다.
그렇게 한 발 물러서자
에고조차 스스로 잘한 것이 없음을 인정하는
낯선 정직함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밤, 꿈이 열렸다.
입양한 장애아.
나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그 아이에게 마음을 온전히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짧아지고 얼룩진 옷을 입은 아이를 안았을 때
손녀가 떠올랐고
가슴 깊은 미안함이 파문처럼 번졌다.
그 순간 알았다.
경계 앞에서 차갑게 돌아서던 마음은
타인이 아니라
내 안의 ‘버려진 나’를 대하던 태도였다는 것을.
꿈은 그것을
조용히 비추어 주었다.
칼 융이 말한 그림자는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빛을 기다리는,
내 안의 가장 취약한 자리라고 한다.
따뜻함이 그 자리로 스며들기 시작할 때
그림자는 녹아 나의 일부로 돌아온다.
입양아와 함께한 꿈의 순간은
바로 그 통합의 첫 장면이었다.
나는 지금
따뜻함(참나)의 관점으로
나와 세상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차가움이 온기로 바뀌는 길.
그 길 위에서
나는 내 안의 아이를
처음으로 안아주고 있다.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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