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의 수다#803] 4구의 세계는 왜 이렇게 오묘한가
간만에 치는 4구는 늘 어렵다.
뭘 어쩌란 건지 도통 모르겠다.
얇게? 굵게? 깎아서? 밀어서?
치기 전에 누가 좀 말해주면 안 되나 싶다.
당구는 물리라더니, 수학이라더니,
120도 어쩌고 각이 어쩌고 말은 참 쉽다.
공은 세 개인데 내 머리는 이미 과부하다.
이걸 계산하고 들어가라는 건지,
그냥 감으로 치라는 건지 헷갈리기만 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자기만의 감각을 쌓아야지.”
그럴 시간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현실은 늘 오랜만에 와서 버벅대는 플레이.
기본 룰도 가물가물하고,
잘 맞으면 우연이고 안 맞으면 역시나 내 실력.
그래도 이상하게 또 큐를 잡게 된다.
못 쳐도, 헷갈려도, 답답해도
이 오묘한 세계가 은근히 사람을 붙잡는다.
아직은 모르겠다.
얇은지 굵은지, 물리인지 수학인지.
다만 오늘도 나는,
4구 앞에서 또 하나 배운 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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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누웠더니 천장에서 당구공이 오락가락하던 시절이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