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끔은 줄이고 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필요합니다.(Sometimes in life, you need time to think about things to reduce and subtract.)
사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날 때 나는 아무것도
갖고 오지 않았었다.
살 만큼 살다가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저것 내 몫이 생기게
되었다.
물론 일상에 소용되는 물건들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꼭 요긴한
것들만일까?
살펴볼수록 없어도 좋을 만한 것들이 적지 않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
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 법정스님 <맑고 향기롭게>
'무소유' 에 담긴 글입니다.
-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이 표현에 공감가시죠?
가끔씩 집을 떠나 여행을 하게 되면
필요한 것들을 챙기는 가방을 싸게 되곤 합니다.
옷, 양말, 모자, 필수품.....
이런 것들을 챙기다 보면 알게 됩니다.
내 몸 하나 유지하는데 이렇게 많은 물건들이
필요하구나.
가볍게 떠날 것인가,
필요한 것들을 다 챙겨 떠날 것인가,
고민하면서 물건들을 빼기도 하고, 더 넣기도
합니다.
아무리 줄인다 해도 꼭 챙겨넣게 되는 것들이
몇 가지는 있습니다.
이게 바로 꼭 필요한 물건들이고, 나머지 것들은
있으면 좀 더 편리한 물건들이지요.
이렇게 여행 가방을 싸듯이
인생에서 가끔은 줄이고 뺄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필요합니다.
휴식, 쉼표, 여백.
이런 단어들이 간절해질 때 쯤이 아닐까 싶어요.
2023년 08월 28일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