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국립공원 무주 적상산-3 안국사(安國寺)
덕유산국립공원 무주 적상산-3 안국사(安國寺)
인간은 본래 함께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그래서 혼자라는 것은 어찌 보면 불안정한 상태라 할 수 있다. 특히 험준한 겨울 산행을 할 때 "반드시 동행과 함께하라"는 충고를 듣는 이유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들을 '동호인'이라 부르며, 나이가 들수록 어릴 적 친구보다 이들과 더 친밀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단순히 술이나 한잔하며 교류하던 친구들과의 만남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 마련이다.
물론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가 인간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그 이상의 공통된 활동이 없다면 관계를 지속하기란 쉽지 않다.
같은 음식이라도 운동으로 땀을 흘린 뒤 먹는 맛과 배가 부를 때 먹는 맛에는 큰 차이가 있다. 왕이 즐기는 산해진미도 배가 부르면 그 진미를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다섯 시간 동안 산을 타며 땀을 흘리고,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음식은 그 무엇이라도 꿀맛이다. "하산주를 마시기 위해 산을 탄다"는 사람들의 말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제는 일 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죽마고우(竹馬故友)보다, 거의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동호인들이 내게는 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함께 땀 흘리고 막걸리 한잔을 기울일 때 무한한 기쁨을 느낀다.
옛 친구들은 "얼굴 한번 보자"고 말은 하지만 몇 년이 지나도록 만나기조차 쉽지 않다. 동기라는 이유로 모여도 막상 나눌 이야기가 별로 없다. 먼저 떠난 친구 이야기, 어디가 아파 병원에 다녀왔다는 이야기 등 미래보다는 과거의 고리타분한 넋두리뿐이다. 그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짐을 느낀다.
안국사(安國寺)
안국사는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 절'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이 사찰은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의 소중한 기록(조선왕조실록)을 지키는 호국사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안국사는 단순한 종교 시설을 넘어, 조선시대 적상산 사고(赤裳山 史庫)를 지키던 승병들이 머물던 곳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왕실 족보인 선원록을 보관하던 사고를 보호하기 위해 군대와 함께 승병들이 이곳에 상주하며 나라의 기록을 수호했다. 주요 문화재로는 안국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극락전, 유물과 사고 관련 자료들을 보관하는 성보박물관이 있다.
원래 안국사는 현재 위치보다 조금 더 아래쪽에 있었으나, 1989년 무주 양수발전소 상부댐(적상호) 건설로 인해 사찰이 수몰 위기에 처하자 지금의 위치(과거 호국사 터)로 옮겨지게 되었다.
기실 겨울 안국사의 보물은 고즈넉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