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알프스 구병산-5 적암리(赤岩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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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알프스 구병산-5 적암리(赤岩里)

설악산 귀때기청봉으로 향하는 너덜길처럼 지루하고 거친 바위협곡을 겨우 벗어나 적암리 마을에 들어섰다. 산악대장이 "구병산은 높이는 낮아도 길이 험하다"라고 했던 말이 바로 이 구간을 두고 한 말임을 실감했다. 한참을 뒤처져 따라오던 30대 초반의 여성 산객은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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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가방에 태극기를 달고 있었는데, 신분을 물으니 경찰이라 했다. 가방은 군인 친구에게 선물 받은 것이라고 한다. 현직 경찰이라는 말에 내심 반가워 최근 당근마켓에서 사기를 당해 신고했지만 몇 달째 소식이 없는 일, 예전에 비트코인을 해킹당해 신고했으나 결국 찾지 못한 일 등 그간의 불평을 늘어놓았는데 그녀는 묵묵히 잘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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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암리(赤岩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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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인근 구병산 자락에 붉은색을 띠는 큰 바위가 있어 ‘적바위’ 또는 ‘적암’이라 부르던 것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원래 사기그릇을 만들던 곳이라 하여 ‘사기막골’이라고도 불렸다. 조선 시대에는 경상도와 한양을 잇는 길목에 위치해, 관리나 행인들이 쉬어가는 숙소인 적암원(赤岩院)이 있었을 정도로 교통의 요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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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는 임진왜란 당시 활약한 이명백 장군의 전설이 깃든 전진바위와 ‘백운동천(白雲洞天)’이라는 암각자가 새겨진 바위군이 있어 ‘내륙의 소금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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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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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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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기점인 적암리와 인접한 속리산휴게소(충북 보은군 마로면 적암길 56-18)는 휴게소 바로 뒤편으로 구병산의 웅장한 아홉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는 ‘조망 맛집’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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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머리에 도착해 산유리님에게 점심을 사겠다고 하니 깜짝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 반응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안내산악회는 보통 같이 식사를 하더라도 각자 계산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산에서 잠시 스친 인연이라 다시 볼 일이 거의 없다는 점도 한몫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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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그녀가 커피를 한 잔 사 왔다. 평소 카페인에 예민해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성의를 거절하기 미안해 받아 마셨다. 시간이 아주 늦은 편도 아니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결국 새벽 2시쯤 깨어 잠을 설쳤다. 커피를 몇 잔씩 마셔도 잘만 잔다는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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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출발까지 시간이 넉넉히 남아 휴게소 의자에 홀로 앉아 가져온 고량주를 한 잔 곁들이며 유튜브를 보다 보니 시간이 금방 흘렀다. 출발 10분 전 버스로 돌아가니 이미 모든 일행이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 금요일 오후의 고속도로는 여전히 차량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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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산행기 감사합니다~

걷기가 행복한 풍경입니다.^^

좋은 풍경과 설명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사기당한 하소연 해보셔야…. ㅋㅋ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