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백설의 동악산-5 배넘어재, 대장봉(大掌峰)

in #kr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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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백설의 동악산-5 배넘어재, 대장봉(大掌峰)

동악산 정상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결국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으며 인증 사진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정상에 서자마자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다. 눈 덮인 바위와 나무를 잡으며 올라온 탓에 장갑은 이미 꽁꽁 얼어붙어 딱딱해졌고, 손가락은 동상이라도 걸린 듯 퉁퉁 부어오른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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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할 곳조차 보이지 않으니 이대로 바로 하산해버릴까 하는 충동이 일었다. 인간은 온도의 변화에 참으로 나약한 존재다. 야생 동물들은 모진 추위와 폭염을 야전에서 굳건히 견뎌내지만, 인간은 체온이 조금만 떨어져도 생명이 위험해진다. 따뜻한 방을 두고 산행을 만류하던 아내의 조언을 무시하고 온 것이 순간 후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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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넘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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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읍과 성륜사, 그리고 하늘나라계곡을 잇는 동악산의 핵심 길목이다. 산행의 ‘사통팔달’이라 불릴 만큼 어느 방향에서 오르든 거쳐 가게 되는 곳이다. ‘배가 넘어갔다’는 이름에는 두 가지 흥미로운 설화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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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천지개벽 수준의 대홍수로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배 한 척이 이 고개를 넘어갔다는 전설이다. 이는 산 정상 부근에 배를 매어두었다는 ‘배바위’ 설화와도 맥을 같이 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산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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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악산(動樂山)은 ‘산에서 풍악 소리가 들려 신선들이 춤을 췄다’는 뜻이다. 배넘어재는 이러한 신비로운 기운이 흐르는 산의 허리춤으로, 예부터 도림사 스님들과 주민들이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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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봉(大掌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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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손바닥 같은 봉우리’라는 뜻이다. 실제로 산세가 넓게 펼쳐져 있어 거대한 손바닥이 하늘을 받치고 있는 듯한 형상을 띠고 있다.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흔히 ‘서봉(西峰)’이라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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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51m로, 동악산 주봉(735m)보다 오히려 더 높다. 봉우리에 서면 곡성 읍내와 섬진강 줄기, 그리고 멀리 지리산 능선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조망을 선사한다. 대장봉은 바로 옆의 형제봉(성출봉, 758m)과 능선으로 이어진다. 형제봉이 동생, 대장봉이 형 격인 셈인데, 이 두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 동악산의 듬직한 서쪽 마루금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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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에 눈 쌓인 산의 풍경을 보니
왠지 올 한해 즐거운 행운이 찾아올 거 같습니다 ^^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눈에 미끄러지신 건 아니지요?
늘 조심하세요.

몇번 미끄려졌어요. 넘어지는 게 일이에요 ㅋㅋ

전세계 대홍수 전설이 공통적으로 있는거로 봐서 진짜 배가 넘어갔을거 같습니다. ㅎㅎ

그런것 같습니다. 노아 대홍수를 뒷받침하는 자료들이 많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