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소금강 관악산-1 팔각정전망대(八角亭展望臺). 거북선바위
서울의 소금강 관악산-1 팔각정전망대(八角亭展望臺). 거북선바위
관악산은 예전에 봉천동에 살 때 가장 많이 갔던 산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정상까지 뛰고 내려오기를 셀 수 없이 다녔지만, 그때는 그저 '산에 다녀왔다'는 기억만 남아 있을 뿐 봉우리가 뭔지, 어떤 바위가 있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단순히 갔었다는 사실이 관심과 정성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2025.11.18
거의 한 달 만에 Y에게 연락했다. 인덕원역 8번 출구에 10시까지 오라는 지령을 받았다. 공휴일 동안 지나친 과로 때문인지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이제 와서 물릴 수도 없다. 게다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다.
한 번도 지각하지 않던 Y가 10분이 지난 시점에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친구를 데리고 나타났다. 오늘 관악산을 안내해 줄 가이드라고 했다. 이 근처에 살고 있으며 관악산은 수백 번은 올랐을 거라 했다. 오랫동안 같은 산악회에서 활동했지만 최근에 거의 만나지 못했던 동호인이란다.
두 사람 뒤를 따라갔는데,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계속 재잘거렸다. 올해 초 겨울, 불암산 영신 릿지에 갔다가 언덕에서 떨어져 갈비뼈가 다 부러지고 구사일생으로 살았다고 했다. 병원에서 두 달 동안 꼼짝도 못 하고 겨우 살았단다.
처음에 너무 담담하게 이야기하길래 다른 사람 얘기인 줄 알았는데 본인 이야기라는 사실을 알고 정말 놀랐다. 간병비만 천육백만 원 정도 들었다니, 이 정도면 트라우마로 산 근처도 안 올 것 같은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가이드 I는 아무래도 바위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남아 있는지, 가파른 바위에 올라가는 건 꺼려했다.
팔각정전망대(八角亭展望臺)
관악산에는 여러 등산로와 능선에 크고 작은 '팔각정 전망대'가 있다. 특정 시설의 고유명사라기보다는 여덟 모서리를 가진 정자(亭)를 갖춘 전망 좋은 쉼터의 일반적인 이름이다. 등산객들이 잠시 쉬어가며 서울 시내와 경기도 안양/과천 일대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산에 조성된 휴식 공간이다.
거북선바위
거북선바위는 관악산 능선에 있는 바위 중 하나로, 조선 시대 거북선(龜船)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내가 즉석에서 붙인 이름이다. 거북선은 임진왜란(1592년) 당시 이순신 장군이 개발하고 운용한 세계 최초의 철갑 전투함(돌격선)이다.
가장 큰 특징은 배의 상부를 단단한 판자로 덮고 그 위에 날카로운 쇠못을 꽂아 적군이 뛰어오르지 못하게 했다는 점이다. 뱃머리에는 화포를 쏠 수 있는 용머리 모양의 구멍이 있어 화약 연기를 뿜으며 위협을 가했고, 좌우와 앞뒤에 다수의 화포를 장착했다. 사천 해전, 한산도 대첩 등 주요 해전에서 뛰어난 방어력과 강력한 화력을 바탕으로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역시 저 분은 언제나 베낭에
먹을게 가득 이내요 ^^
맞습니다. 배낭에 항상 먹을게 가득입니다. 반 이상은 남겨오지만 항상 가득입니다. ㅎ
제가 자전거 사고 크게 세번정도 겪고나니 엄청난 트라우마가 생겨서 한동안 자전거 안장에 앉지를 못했었거든요.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다 보니 그랬던거 같아요.
가이드 I 정말 대단하신거 같습니다. 저라면 바위가 아니라 산 근처도 못갔을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렇게 되지요. 저도 잔차사고 이후로 거의 사이클 안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