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의 성지 무주 덕유산-4 향적봉대피소, 향적봉(香積峰)
상고대의 성지 무주 덕유산-4 향적봉대피소, 향적봉(香積峰)
향적봉에 도착하자마자 매서운 추위가 밀려왔다. 잠잠하던 칼바람이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다행히 정상 100m 아래에 대피소가 있어 잠시 몸을 녹일 수 있었다. 대피소에서는 핫팩, 아이젠, 스패츠 같은 등산 장비부터 라면, 햇반, 생수 등 비상식량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작은 취사장 안은 이미 식사를 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향적봉 대피소
직접 버너를 챙겨와 라면을 끓이는 가족들 사이에서, 나는 배낭 구석에서 발견한 초콜릿 하나로 허기를 달랬다. 산 입구에서 이미 샌드위치를 먹어버린 탓이었다. 해발 1,500m가 넘는 고산지대에 대피소와 화장실이 꼭 필요한 이유를 새삼 실감했다. 이런 쉼터가 없다면 겨울 산행은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 될 것이다.
정상석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줄이 끝도 없이 길었다. 한참을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아, 근처 행인에게 정상석이 나오도록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사진을 확인하는 순간 아차 싶었다. 라이브 뷰 설정 오류로 사진이 완전히 과노출되어 버린 것이다.
인생의 큰 사고도 결국 이처럼 작은 부주의에서 시작된다. 사고로 큰 아픔을 겪는 이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사고 1분 전'으로 돌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는 인류의 과학이 아무리 발달한다 해도 단 1초조차 되돌릴 수 없는 절대적인 영역이다. 사진 한 장의 실수가 시간의 소중함이라는 묵직한 교훈으로 다가왔다.
향적봉(香積峰)
해발 1,614m의 향적봉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봉우리이자 덕유산의 주봉이다. 정상에 서면 적상산, 마이산, 가야산을 넘어 지리산 천왕봉까지 영남과 호남의 명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덕유(德裕)'라는 이름처럼 산세가 험하지 않고 어머니의 품같이 넉넉한 곡선을 그리며 산객을 맞이한다.
이곳은 겨울철 서해의 습한 공기가 능선을 넘으며 얼어붙어 생기는 상고대가 가장 화려하게 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강한 바람을 견뎌낸 나무마다 보석 같은 얼음꽃이 맺히는 장관은 향적봉 산행의 백미다. 설천봉까지 운영되는 관광 곤돌라 덕분에 누구나 쉽게 정상의 풍경을 누릴 수 있어, 오늘도 향적봉은 그 비경을 확인하려는 인파로 활기가 넘친다.
Great post! Featured in the hot section by @punicwax.
Thank you.
정상에 저리 많은 분들이…..
산아, 미안해. 한번도 못가봐줘서….
덕유산에 곤도라타고 관광온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겨울에도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많군요.^^
곤도라타고 관광 온 사람들입니다.
정상 주변에는 살짝씩 눈이 보이내요
덕유산 하면 눈 이 제일 먼저 떠오르긴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