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의무
이젠 남의 일이 아니다.
부모님 세대 다 가시고 나니 이젠 우리 세대가 의무 이행을 해야 할 때가 도래하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반드시 행하여야 하는 마지막 의무 그것이 다가오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병상에서 고생하던 친구가 하늘나라로 갔다.
마지막 의무를 수행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빈소를 찾아갔다.
이젠 나 편하게 지낼 거야 라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 반겨주는데 미안했다.
이럴게 이별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와 볼걸 하는 생각에 촉촉해지는 눈을 깜빡 거리며 달래야 했다.
갔구나 갔어, 조금만 더 있다 꽃이 피거든 나들이 한번 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젠 다 소용없는 생각이었다.
명절 전인가 전화를 했었다.
그러나 연결은 되지 않았다.
얼마 전 남양주에 사는 친구를 만나 점심 식사를 하며 날 따듯해지는 봄이 되면 한번 가 보자고 했다.
아무래도 얼마 남은 거 같지 않다며 가보자 했는데 이 친구 그것도 모르는 양 그냥 서둘러 갔다.
인간의 삶이 곧 고통이라고는 하는데 하늘나라로 간 친구도 고생 많이 했다.
말년에는 병까지 얻어 더욱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너무나 안타깝고 측은하여 가끔 생각하는 친구였는데 이젠 정말 만날 수 없는 친구가 되었다.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 주고 싶었다.
그래서 9시 반에 천안리 친구의 선영이 있는 곳으로 갔다.
날씨는 맑고 하늘도 푸르르고 좋았다.
하늘에서 잘 왔다고 인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친구가 잘 간다고 인사를 하는 것인지
한줄기 흰구름이 동남쪽 산 너머에서 솟구치듯 하늘로 오르는 그림을 그려 놓고 있었다.
내 눈에는 이 친구 하늘나라로 잘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인의 사촌 형인 또 다른 친구의 주도로 장례는 무사히 치러졌다.
나도 마지막 인사를 했다.
다시는 만나지 못할 친구, 한잔 술을 올리며 잘 가라고 이제는 고통 없이 편히 쉬라고 이야기하고는 영원한 이별의식을 했다.
한 줌의 재가 되어 고향의 품에 안긴 친구, 옆에 보니 부모님이 모셔져 있었다.
부모님 품속으로 간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쯤은 부모님을 비롯하여 선대 조상님들 찾아뵙고 인사 올리느라 바쁠 거란 생각도 들고,
조상님들 입장에서는 그간 수고 많았다며 환영파티를 해 주실 것도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해 봤다.
발걸음이 그냥 돌려지지 않아서 방일리로 향했다.
아무 때나 찾아가도 좋은 친구가 있어 커피라도 한잔 같이 하고 싶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친구는 염소 밥을 주러 갔다고 한다.
올라가다 보면 어디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터벅이며 뒷동산으로 올라갔다.
옛날 생각하며 올라 가는데 저만치 축사에 누가 내려오는데 실루엣이 친구였다.
올라가던 길을 돌려 같이 내려오며 주변을 살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다시 친구 가게에 들러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냥 아무 이야기나 해도 좋은 친구, 결국은 옛날에 고생한 수더분한 이야기로 커피 한잔을 다 마시고 내려왔다.
그 친구는 점심장사를 위해 고기를 썰아야 하고 나는 센터로 돌아가야 했다.
잠깐이라도 친구 얼굴을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쇼펜하우어는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다"라며 인생의 본질은 고통이라고 했다.
행복은 쾌락의 추구가 아닌 고통과 권태를 피하며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데서 온다고도 이야기했다.
요즘 알게 된 이야기지만 반출생주의에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태어나지 않는 것이 행복이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똑똑한 요즘 아이들이 결혼도 꺼리고 자녀 낳기를 더욱 꺼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런 말을 하다 보면 세상 말세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젠 그런 것도 우리가 걱정할 그런 나이나 세상이 아니다.
그냥 우리는 건강하게 사는 날까지 살다가 마지막 의무나 성실히 수행하면 되는 거지 싶다.
참 오늘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인이 5월 25일 생일이라며 내 생일과 같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고 오늘 장례를 집전한 친구는 생일이 2 땡인데 2 땡인 친구가 우리 동창 중에 또 있다고 한다.
여하튼 마지막 의무는 최대 한 미루어도 좋을지니 성실한 모습 보여 주겠다며 앞다투지 않기를 바랍니다.
친구는 서둘러 갔어도 우리 친구들은 재주를 피우 가며 미루고 미루며 그날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마지막 의무를 수행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감사합니다.
2026/02/2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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