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그리움, 그 시절의 진달래
봄이면 뒷산은 어김없이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벚꽃처럼 화려하게 피었다가 순식간에 지는 꽃들과 달리
진달래는 투박하고 굳건하게 산기슭을 지켰다.
나는 그 진달래를 '참꽃'이라 불렀던 시절의 아이였다.
배고프던 시절 친구들과 뒷산에 올라 뛰어놀다 진달래꽃을 하나씩 따서 먹었다.
꽃을 입에 넣으면 달콤하면서도 약간은 쌉싸름한 맛이 났다.
그 맛은 배고픔을 달래주던 간식이기도 했지만 놀이였다.
팍팍함 속에서도 진달래를 보면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고향을 그리기도 한다.
추억에 젖어 꽃잎 하나 입에 물면 그 시절의 봄의 향기를 느끼게 된다.
어떤 날은 친구들과 산에 올라 진달래를 한 아름 안고 집으로 와서 떡을 해달라고도 했다.
엄마는 그 꽃잎을 따서 맛있게 화전을 부쳐 주셨다.
화전 위에 얹힌 분홍 꽃잎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식이었다.
그 척박한 땅에서도 가장 먼저 피어나 아이들의 놀이가 되고 꿈이 되고
간식이 되어 아이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던 그 꽃이 진달래다.
중년을 지나 노년에 접어든 지금은 진달래를 바라보면 마음 한구석이 아련하다.
그것은 단순히 예쁜 꽃을 보는 감정이 아니다.
유년 시절의 향수가 물안게처럼 올라온다.
배고팠지만 이유 없이 해맑았고 행복했던 시절,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또한 섞여 있다.
붉게 물드는 산을 보며 나는 다시 작은 아이가 되어 진달래 동산을 뛰어놀고 싶다.
진달래는 나에게 언제나 그리움 가득한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한 꽃이다.
또 봄이 왔고 봄을 그리워한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