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초록숲이 어깨동무를 하고
찾아오는 길손들을 기다리는
수종사 언덕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멀리 두물머리 나루가 보인다
지나온 얘기는 멀찌감치 밀어두고
푸른 살결을 부딪는 물줄기
이제껏 지닌 유속을 다 잊고
산을 덮고 강을 메우는 안개더미를 들추며
느린허튼타령 장단으로 흘러간다
망종(芒種)을 앞에 두고
불두화 꽃잎을 쓸던 뻐꾸기 소리
무릎사이에 머리를 묻고
물살의 귓속말을 숨죽이고 받아적는다
유월의 강/ 정군수
–6월 보훈의 넋을 기리며
오직 깃발 하나로 몸을 던진
그 분들을 만나는 강
유월의 강에 꽃잎이 흐른다
강을 따르면 얼음의 강에 닿는다
얼음을 만나면 더 붉어지는 꽃
언어로 말하지 않고
몸을 열고
얼음 속에서 펄럭이는 깃발을 본다
얼음의 강을 지나면
깃발마저 던져버린 노을이 곱다
새벽이 오면
밤을 흐르던 노을꽃들이
어둠을 이기고
다시 유월의 강을 거슬러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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