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꽃이 피기도 전
며느리취라는 나물을
몇 번이나 맛있게 먹었다
어느 집 마당귀에
예쁜 꽃 이름을 물었더니
며느리밥풀꽃이라고 하는 말이
꽃잎이 물고 있는 밥알처럼
목에 걸렸다
며느리취도 꽃이 피면
그대로 내보이던 혀에 붙은 밥알이
두고 두고 걸린다
설움인 줄도 모르면서
눈물인 줄도 모르면서
금낭화/ 안도현
6월, 어머니는 장독대 옆에
틀니 빼놓고
시집을 가고 싶은가 보다
장독 항아리 표면에 돋은
주근깨처럼 자잘한 미련도 없이
어머니는 차랑차랑 흔들리는
고름으로
신방에 들고 싶은가 보다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