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01.

in #steemzzang19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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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마당에 널어놓은 보리를 걷기 위하여 들일을 하던 아낙이 집을 향해 뛰어간다. 암탉도 병아리를 불러모으며 제 집을 향해 뒤뚝거리며 가고 강아지는 공공, 하고 하늘을 보며 짖는다.

“하기사 동네서도 손쪽박겉이 쓰니께 입은 살 기고 우찌나 부지런 하든지 허희 집에는 벌써 나무를 해다가 차곡차곡 쌇아놓고, 질엎을 보니께 사람 되겄더마.”

산등성이서 막 떨어져나온 해도 뿌연 빛을 사방에 내어뿜고 풀밭의 이슬방울은 보석같이 반짝였다. 찰밥과 콩고물에 굴린 인절미를 꾸리면서 두만네는 아들에게 타이른다.

-토지 제4편 역병과 흉년 20장, 떠나는 사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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