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13.

in #steemzzang1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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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 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 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뒤에서 섬진강 바람이 떠민다. 바람에 쫓겨가면서
“엄니! 머할라꼬 날 낳았소! 이리 불쌍키로 날 혼자 두고, 으흐흐흣......”
울며불며 바람 부는 길을 간다.

자기도 울면서 우지마라, 하며 때묻은 치맛자락을 걷어 눈물을 닦는다.

혹이 붙은 것같이 맏디가 굵은 손을 들어 땀을 씻곤 하는데 마디가 굵어져서 빼질 못하여는지 다 닳아빠진 납가락지가 번득거리곤 한다.

-토지 제5편 떠나는 자(者)와 남는 자(者) 12장 오막살이의 소리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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