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새해
새해 아침 해돋이를 보면서
새 해가 뜨기를
어제와는 다른 해가 뜨기를 기다렸다
해는 늘 그렇듯이
둥그런 빛덩이 그 모습 그대로였다
달라진 것 하나 없는 해를 보며
사람들은 연신 셔터를 누르고
경건하게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은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새해 복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하며
함빡 웃는다
새해는
새 마음을 품은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설렘이고
찔레순처럼 자라는 희망이다.
새해 아침/ 송수권
새해 아침은 촛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 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지우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 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서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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