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새해에는 새 해가 뜨고
새마음이 가득하게 차오르겠지
늘 같이 있는 그 식구끼리
떡국을 먹고 앉아 밖을 보니
길도 어제와 다를 바 없는 그 길
길을 가는 사람들도 늘 보는 그얼굴이다
그래도 마음안에
깨알만한 복에 새 움이 틀까
멧새같은 작은 날개로 둥지를 틀까
보이지 않는 물방울이
재잘거리며 흐를 날이 올까
설날/ 오세영
새해 첫날은
빈 노트의 안 표지 같은 것,
쓸 말은 많아도
아까워 소중히 접어 둔
여백이다.
가장 순결한 한 음절의
모국어를 기다리며
홀로 견디는 그의 고독,
백지는 순수한 까닭에 그 자체로 이미
충만하다.
새해 첫날 새벽
창을 열고 밖을 보아라.
눈에 덮혀 하이얀 산과 들,
그리고 물상들의 눈부신
고요는
신의 비어있는 화폭 같지 않은가.
아직 채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눈길에
문득 모국어로 우짖는
까치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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