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02.

in #steemzzang4 hou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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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봄날 흩어진 병아리 불러모으듯 지그시 눈을 감고 죽은 어미의 복락을 빌려 했으나 어느덧 마음은 홀로 사람 없는 삼가름 길에 서있곤 하는 것이었다.

보름달은 은가루 같은 보송한 빛을 뿌린다. 밤이 깊어지면서 은가루는 물기를 머금기 시작했고 숲이 야기(夜氣)에 식어갔을 때 푸르름을 뿜어내며 달빛은 출렁이는 것이었다.

“피도 살도 안 닿은 나만하더라도 그눔아가 달랑달랑 뛰어오는 거를 보믄 안아주고 저븐데 지 애비사 얼매나 사랑스럽겄노.”

-토지 제5편 떠나는 자(者)와 남는 자(者) 1장, 황천의 삼도천(三途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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