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한나절 지나면서 내리는 봄비
밤이 되어도 잠들지 않는다
초록으로 일어서는 산과 들에
밤늦도록 서성거리는 비
댕강나무 꽃잎에
댕강댕강 부러지는 빗줄기
비 맞아가며 심은 옥수수가
꼴깍꼴깍 물을 먹는 틈틈이
오동나무에서 쏟아지는 종소리를 기다리며
토끼 귀가 된다
밤을 지키던 빗방울도
돋을볕을 기다리는 금낭화에게 말을 붙이다
발그레 물든 눈이
스르르 감기는 소만(小滿)
소만(小滿) 풍경/ 정민기
하늘빛 철 대문 옆
찔레꽃 수줍게 앉아 있다 햇살 지갑 열어
햇살 골고루 나눠 주는 해
꽃 대궐 이팝나무 한 그루마다
우윳빛 나비 떼, 점심때가 한참 지나도
정신없이 수다를 떤다
꽃방석에 앉은 듯
그대 향기로 물들어 오른다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다더니
봄바람이 볕을 물어다가
쥐구멍을 활발하게 들락날락한다
꽃잎 평상에서 단잠을 늘어지게 잡고 있다가
그만 사나운 꿈에 단잠을 놓치고
어리둥절해한다 어디론가 줄행랑치는
봄바람이 수상하긴 한데
나뭇가지에서 꾸벅꾸벅 조는
이팝나무 꽃이며
찔레꽃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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