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글 이벤트 572. 정답 발표.

in #steemzzang18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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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흐릿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이 30도라는 예보를 뒷받침 하듯
더워 더워 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아침부터 소리가 다릅니다. 오늘이 장날이라 시골 할머니들부터 오일에 한 번씩 오시는 장꾼들이 노점을 펴면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립니다. 어쩌다 한 번 장에나가 오랫동안 장터를 찾는 분들게 요즘 어떠신가 안부를 여쭈면 장사를 하러 오는게 아니라 습관이 되어 그냥 나오신다고 하십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려니 무료하고 답답해서 젊은 시절부터 장터에서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나오신다는 말씀이 짠합니다. 물건을 펼치고 있으면 누가 구경만 하고 가도 고맙다고 하면서 들여다 보는 사람도 없을 때가 제일 답답하다고 합니다.

기왕 하는 일 즐겁게 하면서 건강하게 나이들고 오래 아프지 않기만 바란다고 하시는데 바람이 흰 머리를 흩어놓고 갑니다.

정답은 정승, 거지입니다.


‘삼대 정승이 없고 삼대 거지가 없다 ’
‘삼대에 걸쳐서 계속 거지 노릇만 하는 집안도 없고 계속 부자인 집안도 없다는 뜻입니다. 재산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없어지지 않고 하염없이 솟아나는 것도 아니며 가족들이 장성해서 힘을 합져 일을 하면 가난한 형편 또한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을 비유해서 하는 말입니다.

예전 우리 동네에서 가장 어려운 집이 있었습니다. 농촌에서 밭 한 뙈기도 없는데다 아버지가 오랜 세월 병석에 있다 세상을 뜨자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아들만 넷인 집안에서 공부도 시킬 수 없었고 큰 아들이 맨주먹 들고 서울로 가서 안 해본 고생이 없었다고합니다.

그러다 기술을 배우는게 제일이라는 친척의 소개로 자동자 부품 공장에 들어갔다 정비소에 취직을 해서 기술을 배웠습니다. 또래 친구들은 교복 입고 학교 갈 때 기름때에 찌들은 옷을 입고 다니는 자신을 비교하며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중동 건설 붐이 일어 가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 비행기를 탄 설렘도 잠시, 비행기 안에서 멀어지는 우리나라를 보면서 눈물이 터졌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살을 뜯어내는 더위와 싸워야 했습니다. 휴가도 반납하고 계약을 연장하면서 아무리 엄마가 보고싶고 동생들이 그리워도 꾹 참고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동생들 공부도 시키고 고생고생한 끝에 귀국해서 카센터를 차리고 동생들을 불러 기술을 가르쳐 독립을 시키고 모두가 잘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형제들이 다 잘 살면서 고향을 찾을 때면 찬조금도 내면서 옛날 얘기를 하며 살고 있습니다.

한 집은 시골에서 꽤나 잘 사는 부자였습니다. 땅도 많고 장리 쌀을 놓고 살 정도였습니다. 일찌감치 서울에서 공부를 하고 방학 때 오면 모두가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에서 공부만 잘 한 게 아니라 해서는 안 될 것을 배웠습니다. 시골 재산은 간 곳 없이 흩어지고 늙으신 부모님도 기울어지는 집에서 쓸쓸히 눈을 감게 되었습니다. 결국 종중 땅에까지 손을 대고 소식을 끊은 뒤 가까운 친척들도 그 집 식구들의 행방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오래전 유행가에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사람살이는 그렇게 돌고 돌며 역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 정답자 선착순 10명까지 1steem 씩 보내 드립니다.
  • 반드시 댓글에 번호를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참여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리며 573회에서 뵙겠습니다.

대문을 그려주신 @ziq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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