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23 hours ago

겨울의 끝이 보이지 않아
스스로 길이 되기로 했다

새들은 어디로 가는지
저희들끼리도 고개 한 번 돌리지 않고
날개 젓는 소리만 들렸다

강물도 흐름을 멈추고
이따금씩 산비둘기 같은 소리를 내며
속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사랑은 끝났다고 돌아서는 자리에서
다시 물결이 되어
화살나무 햇닢처럼 반짝이는
물비늘을 안고 흐르기 시작했다

마녀의 지팡이 같은 햇살이
나이테를 아물리는 겨울 숲과
꿈틀거리는 밭이랑을 톡톡 두드리며
달팽이처럼 천천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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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수리/ 목필균

낯익은 그림자 하나
눈을 맞으며 서있다.
그는
여름부터 앓고 있던 양수리가
서서히 소생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그리움이란 무심한 세월도 잊고
선명한 빛깔로 일어서는 것.
잊혀질 시간마다 나타나서는
베어진 상처로 피를 보이며
강의 흐름을 타고 있다.

강으로 달려온 겨울은
거대한 얼음덩이를 안고
처절한 몸부림으로 울고 있는데.
머무를 곳 없는 사람은
제 그림자를 안고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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