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몇 개의 불빛이 지나가도
내가 타야할 기차는 오지 않았다
환승을 하기로 한다
통신사를 옮기면서 할인을 받는 핸드폰처럼
환승을 하면 시간을 줄여주었다
핑크색 임산부를 위한 자리는
밤이 되어도 어둡지 않았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홀짝이던 남자가
슬그머니 다리를 뻗고
눈을 감으며 모든 시선을 차단한다
덜컹거리며 살아온 지난 날
흡반처럼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현실은
안전선 밖도 안전하지 않았다
종착역에 닿았을 때에도
승강장 사이가 넓으니 조심하라는
같은 방송이 들렸다
오직 조심만이
내 앞에 놓인 길이었다
밤기차/ 윤성택
나,
밤기차를 탔었다
검은 산을 하나씩 돌려세워 보낼 때마다
덜컹거리는 기차는
사선으로 몸을 틀었다
별빛은 조금씩
하늘을 나눠가졌다
종착역으로 향하는 기차는 인생을 닮았다
하루하루 세상에 침목을 대고
나 태어자자마자 이 길을 따라왔다
빠르게 흐르는 어둠 너머
가로등 속 누군가의 고단힌 길이 들어 있었다
간이역처럼 나를 스쳐간 사랑도 마찬가지였다
차창 밖은 세상의 가장 바깥이었다
함부로 내려설 수 없는 현실이었다
나,
기차표를 들여다보았다
가는 곳이 낯설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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