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89.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 할 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무수한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긴 그림자를 끌며 이동진은 다시 안뜰로 들어섰다. 비로소 ㅇ란방에서 신발을 벗었다. 방아네으는 백동 촛대에 눈물을 흘리며 촛불이 타고 있었다.
미련처럼 드문드문 이어지던 인가를 벗어나고 앙상한 뼈대 같은 길을 사람과 말이 지나간다. 한켠에는 산기슭을 쪼아 일군 경사진 밭이며 한켠은 잠든 것같이 조용히 흐르는 강물이다.
흰 베옷, 저고리의 가냘픈 두 어깨에 흐르는 선은 기질의 강인함을, 도 쓰러지려는 최참판댁, 그 영옥의 마지막 상징인 듯 이동진의 는에 따갑게 비치었다.
-토지 제4편 역병과 흉년 8장, 귀향 중에서-
제3회 zzan문학상공모 (zzan Prize for Literature) 연기
(https://steemit.com/steemzzang/@zzan.admin/6nsjyh-3-zzan-zzan-prize-for-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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