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7 days ago

봄이면 강건너 둔덕에 어리는
연둣빛 안개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더운 여름날
저녁 대신 옥수수를 먹으며
마당에서 보이는 카시오페아 자리는
아득히 먼 곳이라
잠을 이루지 못할만큼 설레게 했다

멀리 떠나간 친구들의 모습은
여전히 앳된 얼굴인데
마지막 이별을 눈앞에 두고
먼 길 가는 동안 내 모습을 놓치지않을까
먼곳에서도 서로 알아볼 수 있을까

마음은 벌써 할미질빵처럼
하얗게 흔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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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遠視)/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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