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밤 깊어
두 손을 모으는 그림자 있어
겨우내 묶인 매듭을 푼다
목젖너머로 잦아드는 말
연줄처럼 올올히 풀어 올리면
싸늘하게 파란 하늘에 닿을까
뾰족이 다듬은 붓끝으로
마음을 그리면
은하수 건너 바라보는 눈에 어릴까
봄날은 살 같이 지나가는데
옥양목 저고리 옷고름이 나부낀다
목련/ 이형기
맑게 살리라. 목마른 뜨락에
스스로 충만하는 샘물 하나를
목련꽃.
창마다 불 밝힌 먼 마을 어구에
너는 누워서 기다렸는 진종일 ······.
뉘우침은 실로
크고 흡족한 침실 같다.
눈을 들어라.
계절의 신비여, 목련꽃
어둡게 저버린 옛 보람을
아, 손짓하라.
해 질 무렵에 청산에 기우는
한결 서운한 그늘인 채로
너는 조용한 호수처럼
운다
목련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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