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이즘] 스팀을 왜 사니?

in #stimcity3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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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가 7천을 넘었다. 1억을 가는 건 기정사실인 듯 보이고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하다. 사람들은 늘 불안하다. 떨어져서 불안하고 오르면 폭락에 가까워진 듯해 불안하다. 횡보는 계단식 하락의 시작일까 불안하고 가격이 안정되고 길어져도 불안하다. 변동성이 없는 걸 누가 투자하겠냐며. 불안과 지루 사이. 이 바닥의 정서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일희일비의 극치를 보는 듯해 우스우면서도 짠하고 경멸스럽기도 하다.



과연 거품일까? 블록체인/암호화폐 말이다. 밖에서 거품이라고 떠드는 거야 이해할 수 있지만, 거품을 걱정하며 매수하는 심정은 도대체 뭘까? 그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걱정되면 사지 말아야 한다. 걱정에 투자하는 건 패망의 지름길이다. 희망에 투자해도 될까 말깐데 절망과 공포에 투자하다니. 이래서 마법사는 인간은 모두 마조히스트라고 조롱하는 것이다.



일단 마법사가 마법으로다가 안정제 한대 놔준다. 걱정 마라. 거품은 없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그러니 마음 놓고 투자해라. 아스트라제니카産 아니고 [스팀시티]産이니 걱정 말고 맞아라. 더 못 믿겠다고? 그래 그러니까 사지 말라니까. 하하하



지난 3년간의 하락장은 잊어도 좋다. 아니 잊어야 한다. 이 봄의 상승장은 이제까지의 일시적 펌핑하고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 3년의 시간을 보낸 이들이 확신을 얻은 장이기 때문이다. 어떤 산업이든 초기에는 불안과 공포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아직 눈앞에 드러난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불안과 걱정을 기대와 확신으로 변환시킨 이들이 대가를 얻는 것이다. 공포에 질식당하지 않고 공포를 산 이들의 특권이다. 지난 3년을 그렇게 보낸 이들은 이미 불안을 벗어났을 거다. 바닥이었던 기대감을 견디며 사들였던 공포는 그들에게 낮은 평단을 선사했을 테니. 세상의 어떤 재화가 0 하나가 빠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물론 몇 배로 성장하겠는가? 사람들은 광기라고 말하지만 그래서 곧 거품이 꺼질 거라고 말하지만, 지난 3년의 경험은 공포와 절망에 대한 회복탄력성이며 이 산업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튤립 거품이 살아 돌아왔으니 이 거품은 뭘로 깰 생각인가? 이보게 잘난 민주 시민 양반, 대답 좀 해보시게.



그것을 확인 시켜 주었다. 지난 3년의 지루한 하락장은 이 세계의 바닥이 어디인지, 그리고 이 생태계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힘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 시켜 주었다. 여전히 불안해하는 너를 제외하고, 그 외의 모든 시장 참여자들은 이 세계에 대한 확신을 분명하게 얻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사야 할 때지 팔아야 할 때가 아닌 것이다.



지난주에는 맨날 떡볶이만 먹던 [스팀시티]가 Mad For Galic에서 와인을 곁들여 회식을 했다. 마법사의 페이코인 앱에 피자 사 먹고 남은 코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천원어치가 남았었는데 이번 폭등장에 몇만원이 되어버렸다. 이게 웬 떡인가! 잔돈이 남았을 뿐인데. 하지만 장이 계속 오르내리는 바람에 식사 중에도 시세를 확인해야 했다. 떨어지기 전에 계산하느라 분주했지만 공짜로 먹은 듯해 기분이 좋았다. 이와 같이 많은 암호화폐들이 속속들이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말뿐이던 백서들은 앱의 형태로, 비즈니스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때는 스팀잇뿐이었던 실체 그것 말이다. 확신을 얻고 게다가 돈까지 얻었으니 이제는 달려갈 일만 남은 것이다. 물론! 저항도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물러날 곳은 있는가? 저렇게 공포를 사들인 이들이 팔지도 않고 버티고 있는데? 생각해 보라. 그 엄청난 공포와 협박에도 0 하나가 빠졌을 뿐이다. 왜 더 내려가지 않았을까? 왜 상폐되지 않았을까?



"와~ 이 새끼들, 아직도 안 팔고 있네.
아직도 하고 있네."



우리 같은 인간들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기대와 확신을 버리지 않고 자리를 지킨 지독한 인간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확인한 놈들이 이제 큰돈을 들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팀,



스팀은 이 불장에서도 소외되어 있는 듯 보인다. 올드비 코인들의 등락이 이제 시작한 신생 코인들보다야 덜하겠지만, 그것이 또한 안정성이기도 하지만, 이 스팀 코인에 대한 시장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그건 인정하자. 누가 스팀 어떠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뻔하다. '절대 사지 마라. 한 번 물리면 약도 없다.' 그럴 만도 하다. 폭등장에는 찔끔 오르고 폭락장에는 젤 먼저 추락하니 실망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 신세가 된 양자 스팀은 누가 대신 홍보도 안 해준다. 다들 온갖 호재로 자신의 가치를 펌핑시키는 이 시장에서, 전단지 한 장 없이 정류장에서 이름표만 달고 서 있는 꼴이라니. 택시를 못 타겠으면 좌석버스라도 타야 할 텐데 짧은 구간을 뱅뱅 돌기만 하는 마을버스를 탄 기분이다. 스팀잇 인생에 처음으로 파워업이란 걸 한 마법사는 도리어 궁금해졌다. 다들 뭘 믿고 스팀을 사는 거야?



왜 사는 걸까? 왜 스파업들을 하는 걸까? 그대들 말이다. [스팀시티]에 정신 나간 놈들밖에 없다고 하더니, 다들 [스팀시티] 시민이 되고 싶은가 보다. 우리는 스파도 없는데.



몰락한 것들의 반격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아프리카TV의 약진이 화제인가 보다. 얼마 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더니 시총이 1조를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매출은 2,000억이고 영업이익은 500억원인데 전년대비 40% 증가했다고. 7년 연속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단다. 심지어 모두 현금 장사라 무차입경영을 실현하고 있다니 참으로 대다나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컸는가? 아프리카TV. 그런데 아는가? 아프리카TV의 전신이 나우누리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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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 나우누리 말이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의 그 나우누리 말이다. 그게 도대체 언제적 일인가? 그 나우누리가 이것저것 하다 망하고 결국 하게 된 그것이 아프리카TV 란다. 텍스트의 시대에서 영상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었으니 전환은 잘했다. 그렇다고 예전의 영화를 처음부터 누렸던 것은 아니다. 이 바닥의 황제 유튜브가 있지 않은가? 그러니 모두들 이것의 미래를 불신한 것은 당연한 일. 그랬다. 초창기의 아프리카TV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다 신기한 반전이 시작되었다. 별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별풍선

아프리카TV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1인 방송인을 위한 후원시스템. 2007년 11월 탄생했으며, 별풍선의 탄생으로 양질의 개인 방송에도 적절한 경제적 혜택이 전무했던 많은 1인 방송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창구가 마련이 되면서 안정적인 1인 방송 생태계가 자리 잡았다. 즉 별풍선의 탄생과 더불어 1인 방송인이라는 직업이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결제수단을 통해 구입해 시청자가 인터넷 방송인에게 선물할 수 있다. 일종의 후원 형식의 시청료인 셈이다. 이를 받은 인터넷 방송인은 일정량이 모이게 되면 본인확인을 거친 뒤 다시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인터넷 방송인의 거의 유일한 수입원이었으나 현재는 스폰서, 정기 구독, 광고 등 수입원이 다양화되었다. 덕분에 별풍선에만 집중할 필요가 없게 되어 좀 더 안정적으로 방송할 수 있게 되어, 시청자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방송이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인터넷 방송은 몰라도 별풍선은 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고, 인터넷 방송인을 위한 후원 시스템이라고 하면 거의 '별풍선'을 대명사처럼 쓰는 경향도 있으며, 후원 서드파티 시스템인 Twip이나 Toonation, 도네이크 등도 이러한 별풍선에 영향을 받아 후원형식의 시스템을 도입할 정도로 전 세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 다양한 후원시스템이 존재하는 오늘날에도 해당 시스템의 소개글보다는 '또 다른 별풍선' 정도로 설명하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정도이다.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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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풍선, 언젠가 아프리카TV의 관계자로부터 들은 그것의 시작은 역시 우연의 산물이었다. 평소에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던 직원이 있었단다. 착한 마음을 가진 이 직원의 눈에 창작자들의 노력이 보상받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나 보다. 콘텐츠를 창작한다는 건 얼마나 고된 일인지.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유저들이 창작자에게 기부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면 어떨까? 그래서 생겨난 것이 별풍선이란다. 그리고 지금은 별풍선이 마구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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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례는 세계적인 비즈니스 사례라고 한다. 이런 경우가 없단다. 심지어 캐나다 '아이비 비즈니스 스쿨 케이스'(Ivey Business School Case)에서는 세계 3대 경영혁신사례로 꼽기도 했단다. 기부 그것 말이다. 콘텐츠 소비자들이 기부를 하다니 무료로 볼 수도 있는데. 매우 한국적이다. 두레와 품앗이가 DNA에 박혀 있는 우리들 아닌가? 그걸 뽑아내려고 이놈의 산업사회가 안달이 나 있지만 말이다. 우리만 가능한 일인가 보다. 그걸 신기해하는 걸 보니. 기브앤테이크가 디폴트인 세계인들에게 이건 낯선 풍경이다. 안다. 이것의 부작용쯤. 별풍선이 불러온 선정성과 기형적 문화 역시 선순환의 일부이다. 그런 게 없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심지어 아프리카TV는 수수료를 40%나 뗀단다. 그런데도 불평하는 이들이 별로 없단다. 기부니까. 그건 못됐지만 덕분에 주주들은 신났다. 창작자들도 아프리카TV의 주주라면 불만이 없을 텐데. 아, 그런 건가? 다들 아프리카TV 주식들을 들고 있는 건가? 스팀잇은 수수료도 없는데.



이걸 기부라고 불려야 할지 감상료라고 불러야 할지, 그 경계와 정의가 모호하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은 아직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부에 의존해야 하는가? 본질이 아닌 광고 수익을 나누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가? 디지털 콘텐츠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어야 할까?



사실 문화 콘텐츠 산업은 그 태동이 기부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아는 기라성 같은 예술가들은 대부분 귀족의 기부와 후원에 의해 예술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그러다 산업사회가 시작되면서 하나둘 산업의 기능을 탑재하기 시작했고 나름의 과금 기준을 정립하기 시작했다. 출판산업, 음악산업이 그랬고 영화산업이 뒤를 이었다. 이는 모두 책, 음반, 영화관 같은 하드웨어의 값을 치르는 것으로 그 가치를 보상했는데, 디지털 시대가 열리면서는 일대 혼란이 일었다가 P2P 무료 다운로드의 홍역을 겪으면서 다시 과금 보상체계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스트리밍 요금제, 다운로드 정액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출판, 텍스트는 디지털 산업화에 뒤떨어져 있고 그래서 이전의 산업 형태가 남아 있는 반면 디지털화가 잘 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마법사는 오히려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아직 출판유통통계조차 제대로 집계가 되지 않는 매우 영세한 산업이므로 디지털화의 과정에 어떤 기회가 생겨나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다 만난 스팀잇이었다.



아프리카TV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별풍선 매출의 대부분은 1% 헤비유저들한테서 나온단다. 제대로 된 낙수효과다. 그들은 그곳에서 돈지랄을 해대고 있다. 물론 옷 벗기기 비용으로 쓰고 있다면 눈살을 찌푸릴 일이지만, 벌거벗은 인간들이 떼로 등장하는 무료 콘텐츠들이 온 세상에 널렸는데 그걸 돈 내고 보게 하는 이 마력은 도대체 무엇일까? 암튼 그딴 얘기는 딴데서 하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1%이다. 아직 디지털 콘텐츠 가격에 대한 컨센서스가 정리되지 못한 이 비즈니스의 성패는 그 1%를 확보하는가, 하지 못하는가에 달려 있는 셈이다. 특히 시장지배자가 아닌 후발주자, 하위 업체들에게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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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에 있어 이런 사례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있다. 알라딘이다. 알라딘은 매출액에서는 교보와 예스이십사에 이어 3위이지만 영업이익은 넘사벽이다. (교보 0.92%, 예스이십사 1.57%, 알라딘 4.72%) 어떻게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출판시장의 알라딘 사례는 매우 유명하다. 알라딘은 탄탄한 충성고객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의 리뷰 파워는 정말 대단하다. ('나의 서재'라는 개인 블로그를 제공하고 '북플'이라는 앱이 있다.) 여기서 활동하는 이들은 매우 오랜 세월 리뷰를 써온 필력 좋은 달인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출판사들도 알라딘 리뷰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이 멤버십을 구성해 온 시간의 역사와 깊이가 얼마나 단단하고 튼튼한지. 다른 업체들이 부러워 안달이 나 있다. 그러나 흉내 내기는 참으로 어렵다. 커뮤니티는 돈만 지른다고 조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팀잇에도 알라딘의 1%가 있다. q님이 바로 그분이다. q님은 알라딘의 상위 0.02% 고객이란다. q님이 이 서점에서 구입한 금액이 총 3천만원이란다. 알라딘에서만 그렇다니. 세상에 저걸 그 시절에 스파업을 했다면. 책의 무게와 부피를 집이 감당할 수 없어 정리 중이시란다. 스팀잇에서 그가 스파를 사용할 만한 콘텐츠를 보게 할 수는 없을까? 그런 가능성을 완전히 포기했는가? 우리는?



스팀잇 초창기에 마법사는 여러 사람에게서 어떤 작가의 글을 보기 위해 스팀잇에 가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물으면, '제가 좋아하는 00작가님이 있는데 그분이 스팀잇을 시작하셨다고 해서 따라왔어요.' 그런 답을 여러 번 들었다. [스팀시티]의 멤버들 중에도 그를 따라 스팀잇을 시작했다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알고 보니 그분은 그 분야에서 유명한 인싸더라. 다만 활동이 길지 않았고 워낙 잘나가시는 분이시니 쉽게 떠나가셨지만, 그분 따라 스팀잇을 시작한 이들이 오히려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꽤나 오랫동안 활동을 하고 그랬다. [스팀시티] 설립에도 참여할 만큼.



스팀잇은 유튜브까진 아니어도 알라딘은 될 수 있지 않을까?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스팀잇의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상상을 했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보다 훌륭한 보팅기능이 있고, 리스크 없이 다양한 비즈니스를 실현해 볼 스파임대도 있는데. 그러나 탈중앙화 때문인지, 고래전쟁 때문이지, 시세 때문인지 지금은 그런 열기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시간에게 모두 졌다. 물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지만.



스팀을 왜 사니?



언뜻 스팀잇은 몰락한 듯 보이기도 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스팀을 살 사람은 우리들밖에 없어 보인다. 아무런 호재도 없는 스팀의 상승요인이라면 개나 소나 다 오르는 상승장 때문이거나, BJ 머시기가 이름이 쉽고 예쁘다며 픽해준 덕분이니 참으로 쪽팔린다. 게다가 시장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NFT(대체불가토큰)는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듯 보이기도 하고 초기의 관심도 무서우리만큼 불타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콘텐츠 산업 포식자인 카카오의 드러나지 않는 행보도 심상치 않다. 각종 콘텐츠 관련 코인들을 발행하고 있고, 물 밑에서 이런저런 움직임을 연결해 가고 있다. 카톡 생태계 안에서 일사천리로 연결되는 클레이튼 생태계를 경험해 보면, 야~ 이거 장난 아니겠는데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그러나 마법사는 그 어떤 블록체인 콘텐츠 플랫폼도 우리가 겪은 이 고래전쟁의 역사를 건너뛸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엿 같아도 태생이 탈중앙화되어 있는 이것에 요런 저런 수를 써서 중앙화를 획책해 보려 해도, 그 한계를 여실히 느낄 테고 결국 우리가 경험한 그 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거버넌스와 컨센서스를 구성하는 것이 그리 쉽던가? 아프리카TV가 신나게 벌어먹는 별풍선을 왜 딴 곳에서는 흉내 내지 못할까? 멤버십 그거 그냥 돈 지르면 되는 거 아냐? 라면서 작은 알라딘 하나 따라잡지 못하는 건 왜일까? UI 구리기로는 알라딘도 스팀잇 저리가라다.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것은 마법 같은 일이다. 공식으로 되지 않는 묘한 것이 있다. 기부가 생활화되어 있다는 서양인들조차 별풍선을 신기해하듯 한국인들만의 독특한 정서가 분명히 있다. 마법사는 지난 (구)증인들과의 전쟁 역시 그 차이로부터 비롯된 갈등의 요인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우리는 그것을 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제는 한국인 전용이 되어버린 듯한 스팀잇에 그것을 이식시킬 수 있다면 새로운 차원이 열릴 수도 있다.



잘나가던 알라딘의 멤버십도 SNS와 각종 플랫폼의 등장으로 점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만하다. 리뷰를 쓴다고 돈이 생기는 건 아니니까. 어쩌면 그들에게 스팀잇은 위협적일 수 있었겠다. 여기는 돈이 생기니까. 눈꼽만큼이더라도. 아직까지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난 듯 보인다. 그러나 별풍선으로 다시 살아난 나우누리처럼 몰락하는 것들도 때로 반격을 하는 법이다. 바닥을 칠 수 있다면 반등은 물리법칙이니까. 모두의 손에서 만화책을 놓게 만든 게임, 스마트폰은 다시 웹툰에 점령당하고 있다. 형식이 달라질 뿐 콘텐츠는 어디를 가지 않으니까. 영화와 음악, 게임, 방송과는 달리 아직도 적당한 보상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텍스트, 출판, 문학 역시 언젠가 돌파구를 찾게 될 거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니까. 기왕이면 그것이 스팀잇이었으면 좋겠다. 마법사도 파워업을 했으니.



[스팀시티]는 아직 그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카카오가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모습을 보면서, 트론과 이오스가 컨센서스를 구성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직 멀었네 얘들.' 앞으로 벌어질 어뷰징과 금권정치, 몰아주기. 음해와 비위를 어떻게 해결할까 싶다. 우리는 실패한 게 아니다. 커뮤니티가 본질 그 자체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은 우리가 거쳐 온 이 혼란을 반드시 경험하고 지나가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거쳐낸 별풍선만이 결국 살아남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단지 먼저 경험했을 뿐.



어쩌면 우리는 별풍선의 가능성을 일수놀이와 바꿔 먹어 버렸는지 모르지만, 스팀잇은 주인이 없기에 아직 가능성이 남아 있다. 그리고 새 부대에는 새 술이 담겨야 하는 법. 브라운관 스타가 유튜브 스타가 되는 것이 아니듯, 스팀잇에는 스팀잇의 스타가 나와야 한다. 나오게 되어 있다. 스팀만배가 역사라면 말이다.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플랫폼을 띄우는 방법은 쉽다. 검열도 없는 탈중앙화의 블록체인 아닌가? 스팀잇 가지고 돈 벌자면 블록체인 야동판을 만들면 그만이다. 네드와 댄은 그 생각을 안 했을까? 선정성이 가져다주는 빠른 수익. 그건 니들이 알아서 통제하라고 다운보팅 버튼을 하나 주었고 우리는 그것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은 채 고품질의 콘텐츠를 이곳에서 풀어놓고 싶어 했다. 덕분에 많은 기대들이 몰려들었고 아직 남은 블루오션인 텍스트와 출판, 문학의 산업화를 이룰 듯 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유튜브의 대항마를 꿈꾸기도 했다. 그리고 현실은 우리가 목도하는 바다. 그러나 이것은 거품이었을까? 스팀잇의 전 세계 100만 회원, 수만원대의 시세는 거품이었을까?



타오르는 것에서는 연기가 나고 끓이는 것에는 거품이 생기기 마련이다. 거품은 걷어내면 그만이다. 거품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속에 진짜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거다. 거품 풍선은 터지면 그만이지만 오랜 장국에서 일어나는 거품 밑에는 알찬 건더기들이 들어있으니 그것마저 쏟아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니 시세의 거품에 물거품을 물지 말고, 그것 속에 진짜가 있는지 없는지만 판단해라. 진짜라면 거품은 곧 잦아들고 건실한 건더기들이 나타날 테니.



파란 불이었다가 빨간 불이었다가 하는 시세창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한편으로는 애틋하고 안쓰러우면서 또 한편으로는 뭉클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파랑과 빨강의 변화는 마치 전쟁터의 피흘림 같고 성장하는 이들의 성장통 같다. '나 여기 있어요! 내가 진짜예요!' 열심히 자신을 증명해 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코인들의 일진일퇴, 그리고 그것들의 적나라한 표정과 혈색을 보여주는 상승과 하락의 파랗게 질린 빛, 빨갛게 타오르는 빛. 그것은 24시간 쉬지도 않는다. 어떤 것들은 파란빛으로 가라앉아서 한숨만 쉬고 있기도 하지만, 상승하는 그것들은 붉은 피를 흘리면서도 하나같이 사람들의 공포를 뛰어넘고, 발목을 잡는 공매도의 저주를 뿌리치고 솟구친다. 사람들의 두려움이 내려친 망치를 맞고 고꾸라져도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바닥을 치고 반등해 기어코 기어 올라오는 동전들을 보면 정말 세상에 이런 전투의 현장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 깊은 데서부터 모든 코인들에게 화이팅을 외치고 싶은 심정이 솟구친다. 호가창에 대고 '모두들 죽지 말고 살아 돌아오라!' 외치고 싶다. 누구는 그것으로 갑부의 반열에 오르고 누구는 그것으로 패가망신의 지름길에 들어서니 세상에 이런 희로애락의 장이 또 있을까? 주식은 주말에 쉬기라도 하는데 말이지.



스팀이 망할까 두려운가? 걱정 말아라. 0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개가 빠져도 스팀은 안 망한다. [스팀시티]의 위즈덤 러너들이 끝까지 남아서 노드를 돌릴 테니. 것도 안된다면 마법사가 어디 망해가는 PC방 하나 섭외해서 [스팀시티] PC방을 차리고는 컴퓨터 20대로 증인 서버를 돌릴 테다. 약속한다. PC방 사용료는 스팀으로다, 별풍선 스파로다 받고 말이지. 몰락한 것이라도 다시 반격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시간의 압력을 견뎌낼 수만 있다면 말이다. 실력이 아닌 우연으로도. 나우누리도 한 그것을 우리라고 하지 못할쏘냐! 그러니 걱정 말고 사라. 뭐든 사라. 너와 내가 멈추지 않으면 스팀은 안 망한다. 블록체인/암호화폐의 전진은 멈추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코인들이여!
화이팅이다!!!



휘리릭~







[코인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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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가는 내용 잘 봤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스팀잇에 TMI를 좀 많이 했군요ㅋㅋㅋㅋ

실례 일 것 같아 좀 망설였는데, 요즘 변태 모드라 부비부비 좀 했습니다. 송구합니다.

아닙니다ㅎ 어차피 공개못할 내용은 여기 스팀잇에 쓸 이유가 없으니까요ㅎㅎ :)

공감 누르고 가요~
팔로우 신청합니다 ^^

정말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좋은글 재밌게 읽고 갑니다! 계속 써주세요~~ ^^

절절한 명문을 이제야 봤네요... 떠나갔던 제가 좀 부끄럽습니다. 이제는 포기하지 말아볼까 합니다^^

다시 돌아오셔서 반갑습니다. 계속 함께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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