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트립스팀) 우린 제주도에서 여행자처럼 살기로 했다. - '탐라국 입춘굿' - 2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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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목관아 앞에 행사 진행하는 측과 제주도민들이 다들 모였다.
나도 관중석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어디 뭐 재미있는 거 하나 보자.'하는 심정으로 기다려 보았다.

제주목관아 앞에는 관덕정이라는 커다란 정자(?)가 있다.
이곳은 옛날 무관들이 무술을 연마하던 곳이라고 한다.
관덕, 즉 덕을 바라본다는 말이 마치 문관들이 공부를 하던 곳 같지만, 예기에 나온 글귀를 따서 무관들이 무술로 몸과 마음을 닦던 이곳을 그렇게 이름지었다고 한다.

공연에 앞서 풍물패의 한바탕 놀이가 있었다.
다시 봐도 꽤나 놀줄 아는 풍물패이다.

제주목관아 앞 관덕정에 모인 사람들은 풍물패의 장단에 맞춰 광장 거리굿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진 공연은 아마도 관덕정에서 무사들이 칼과 창 등을 연마하는 걸 재연한 것 같다.
장내 방송으로 계속해서 진짜 칼과 창이니 무대에 가까이 오지 말라는 주의를 주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 전통 무예 예술단이라고 한다.
이런 무술 공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내가 봐도 엄청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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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전통무예예술단

무예단의 무술 공연이 너무 멋집니다.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이 아니에요. 꼭 한번 봐보세요. 편집도 나름 열심히 해봤습니다.^^

특히 소녀 무사의 공연은 참 애잔했다.
마치 '다모'에 나오는 하지원을 연상케한다. 음악도 다모 음악인지는 잘 모르겠지만...ㅋ
이 소녀를 보고 '나도 검술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소녀무사

무사들의 공연이 끝나고 제주에서 유명한 화백인 듯한 분(오석훈 작가)이 나와서 입춘 휘호를 쓰는 퍼포먼스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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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휘호

작가가 쓴 문구는 '입춘대길, 제주다경, 봄, 움트는 생명을 맞이하다'라는 것이었다.
마치 티비에 나오는 CF같이 멋진 퍼포먼스였다.

그리고 이어진 '사리살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이것은 제주도의 전통인 듯하다.
모든 액운이 담긴 항아리를 깨버리면서 액운을 날려버리고, 복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항아리를 깨는 부분에서는 정말로 내 몸에 있는 나쁜 기운이 산산히 부서져 나가는 것 같은 쾌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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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살성

다음으로 이어진 것은 각종 단체들의 공연이다.
거리굿에서 알록달록 분장을 하고 걷던 사람들은 이 공연을 위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고등학생, 성인들, 어르신들까지 몇날 며칠을 준비했다는 공연은 제주의 풍속도 알 수 있고, 그들의 흥겨움과 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잘 보여주는 그런 공연이었다.
섬나라에 외따로 떨어져 오랜 세월을 살아왔던 제주도민의 미풍양속과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제주에서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나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보기드문 공연을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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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거리굿 공연

낮부터 시작한 거리굿은 저녁에 해가 지고 어둠이 몰려올 때까지 계속 되었다.
점점 추워졌지만, 공연이 다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던 것은
이 거리굿을 통해서 제주를 더 많이 알 수 있었고, 이런 행사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의 정성이 그대로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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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마지막에 꼬마 해녀들이 나누어준 씨앗 주머니는 일종의 복주머니 같은 것이다.
주머니 안에는 자청비가 하늘에서 가지고 왔다는 온갖 곡식의 씨앗이 담겨 있다.
한알의 씨앗이 자라 풍성한 먹거리를 만들어 내듯이, 가정에 풍요와 복이 오기를 기원하는 주머니라고 한다.
나도 두개를 받아와서 하나는 우리집에 걸어놓고, 하나는 설에 엄마네 집에 걸어놓고 왔다.^^

제주에 산다고 제주를 알게 되는 건 아니다.
이 시대에 산다고 이 시대를 아는 것도 아니다.
여행이 다양한 것을 경험해 다양한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인생을 여행처럼 살다보면 뭔가를 다양하게 알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는 시간상 하루만 참여한 입춘굿이었는데, 내년에는 가능하면 모든 행사에 참여해 봐야겠다.

앞으로도 제주의 볼거리를 ‘제주트립스팀’이란 타이틀로 이어나가 볼 생각입니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도2동 관덕로 관덕정



(제주트립스팀) 우린 제주도에서 여행자처럼 살기로 했다. - '탐라국 입춘굿'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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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면 항상 오래 있을 수 없으니.. 좋았던 곳을 다시 가게 되요.
그래서 참 새로운 걸 찾아가기가 힘들죠.. 그 곳들이 그리워 가는거니까요.ㅎ
정말 좀 오래 있을 수 있으면 이런 구경 저런 구경 해보고 싶네요 ^^

제주 여행의 목적이 힐링인 분들이 꽤 많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조용히 즐기고 맛있는 거 먹는 여행을 주로 즐기시더라구요.
힐링할 수 있는 섬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요즘은 티비 아니면 풍물놀이도 보기 힘든 광경이 되어버렸네요!!
신명나는 풍물놀이~ 좋은 구경하셨네요^^
씨앗주머니? 제주도의 또다른 풍습인가 보네요^^

풍물놀이가 귀한 구경이 된 건 맞는 거 같아요...ㅜ

제주의 신화에 하늘에서 곡식을 가져다 준 자청비라는 신화가 있어요.
아마도 그 신화와 연관된 제주의 풍습인 듯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제주도를 찾아가면, 뒷골목이나
시장을 돌아보곤 하지요. 중심가의 카페에 앉아
오가는 사람 구경도 하고, 허룸한 지역 식당에서
밥을 먹지요. 관덕정도 거리를 거닐다 지나친 적이
있는데... 반갑군요.^^

지나치기만 하셨어요?
관덕정 옆으로 있는 제주목관아에 들어가면 볼거리가 조금 있는데...
다음에 오시면 제주목관아도 구경하시고, 관덕정 길 건너에 있는 구제주 거리에서 해장국도 한그릇 드시고 해보세요.^^

전통적인 여러 공연들이 멋지네요~
가까이서 보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장구와 괭과리 소리에 가슴이 쿵쿵 뛰더라구요.
아마도 한국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지 싶습니다.ㅋㅋ

덕분에 좋은 구경했습니다.
감사합니다.

@jjy님은 자수에도 관심이 많으시니, 이런 전통에도 관심 많으시겠어요.^^

와.. 멋지네요.
어릴적엔 명절 즈음 tv에서 자주 봤었는데.. 요즘은 정말 보기 힘들어진 거 같아요.ㅠㅠ

요즘은 명절에 풍물놀이나 마당놀이, 씨름대회 이런 것들도 티비에서 안 보여 주는 거 같아요.ㅜㅜ

제주라는 곳을 @gghite님을 통해 많이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20대 중반부터의 꿈 중 하나는 제주도에서 1년정도 거주하며 삶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ㅋ 조만간 할 수 있겠죠? ㅋ 항상 감사드립니다.~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이시네요.^^
저희도 그런 꿈을 꾸다가 확 제주로 이주해 와 버렸답니다.ㅋ
@snackplus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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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무술이 참 멋있네요~!!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거 같아요~

경복궁같은 데서 이런 전통 공연을 하지 않을까요?
옛날에는 MBC 마당놀이도 꽤 인기있었는데....
요즘은 그것도 보기 힘든 거 같아요..

소녀무사 영상을 보고 있자니
조금 뭉클하네요. ^^

아마도 음악 효과인 듯합니다.
저렇게 무술을 연마해서 적장을 단칼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