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간다.

in #zzan17 days ago

11월이 간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장 싫어했던 달이 11월이었다.
하여, 올해부터는 11월을 싫어라지 않겠다고 첫날 다짐을 했다.
그래서 위 이미지처럼 내 마음의 11월을 품었다.
11월을 사랑하며 포근한 마음으로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런 11월이 간다.
안타까운 일들이 많은 11월이 간다.
11월 들어서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굵직한 일들이 많다.
좋은 일로는 11월 11일 빼빼로 데이라 하며 어머니와 빼빼로 과자를 먹은 게 좋은 일로 기억된다.

이때는 몰랐다.
어머니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 드신 게 빼빼로 과자가 될 줄은 몰랐다.
어머니는 혼자서는 안 드신다며 셋이서 같이 먹자며 빼빼로 과자 한 개를 긴 시간 오물거리며 맛있게 드셨다.
어머니는 지난 며칠 전부터 사실 아무것도 드시지 못했는데 이날은 당신의 사랑하는 며느리와 같이 드시고 싶었는지 빼빼로 과자 하나를 드셨다.
하여 동영상도 찍었고 셋이서 같이 셀카고 찍었다.
다 드신 후에는 기분 좋게 그러나 그리움이 가득한 음성으로 아리랑도 부르셨다.
그리고 나랑 약속도 했다.

추운 겨울에 돌아가시면 안 된다고 농사지은 거 다 드시고 내년봄에 꽃피고 나면 꽃구경 하고 돌아가셔야 아버지도 꽃 들고 기쁘게 맞이해 주실 것이라 말씀드렸고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다.
우리는 아이들처럼 엄지로 도장 찍고 손바닥 쓱싹하며 복사까지 하고 확인까지 했다.
어머니는 농담도 하셨다.
웃으시며 하시는 말씀이 봄에도 안 죽으면 어떡하지 하시는데 순간 대답이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면 더 좋지요, 그게 걱정되세요 하니, 아니 그냥 한번 해본 소리야 하셨다.

그런 어머니가 오후부터 힘들어하시더니 다음날인 12일 새벽에 돌아가셨다.
12시 넘어까지 어머니를 지켜보다 너무 힘들어하시는 인기척에 깨보니 4시였다.
아내를 부르기는 너무 이르다 싶어 그대로 어머니 옆에 앉아 지키는데 5시쯤 왔다.
어머니 옆에서 어머니 손을 꼭 잡고 대화를 하고 있는 아내를 보며 아무래도 며칠 못 가실 거 같다고 오늘을 넘기시는 것도 어려울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를 했다.

전날 밤에 형제들 단톡방에는 어머니가 위독하다고 아무래도 빨리들 와서 뵙는 게 좋겠다고 했다.
하여 내일 아침에 일찍들 오겠다고 했는데 결국은 임종은 아내와 내가 지켜드린 것이 되었다.
12일 6시 조금 넘어서 어머니 아무래도 위급하니 빨리들 와라,라고 단톡방에 사진과 같이 올리고 조금 있으니 어머니는 큰 며느리 손을 꼭 잡고 하늘나라로 가셨다.
뭐가 급하셨는지 자식들이 다 모이기 전에 가셨다.

그렇게 어머니는 가셨다.
6시 15분경에 운명하셨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를 했다.
집에서 돌아가시면 우선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한다고 하는 사전 지식이 있어 그렇게 했다.
소방서보다 경찰서에 먼저 신고를 하라고 하는 이유는 혹시 범죄 가능성에서 증거파손이나 이런 거 때문 이거 같다.

신고하니 바로 경찰서와 소방서 응급처치대원이 도착했다.
경찰들이 현장 확인하고 장례 절차를 밟으라 하여 장례식장으로 연락을 취했다.
왜 경찰서에 먼저 연락하라고 하는가 물으니 사인의 불명확한 것으로 범죄 가능성이 있는가를 보기 위함인데 우리 어머니처럼 연세가 많은 분들 경우는 경찰서 신고를 안 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그렇게 장례를 지내고 아버지가 계신 괴산 호국원에 모셨다.
삼우제도 어머니 아버지 계신 곳에서 지냈다.
그러고 나서 시작된 것이 표현하기 어려운 거시기, 일종의 공허함은 같은 게 빈자리에 들어앉은 거 같다.

그렇게 지내다가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서 정신 차리려 하니 정신 차리려면 주변 환기를 해야 했고 그걸 위해서는 사고 아닌 사고를 쳐야 했다.
가장 힘들 때 그것을 벗어나는 일은 뭔가에 몰두할 수 있는 일을 저질러야 한다.
그래서 그제 어머니의 사망신고도 했고, 설악 지역에 애터미 센터 개설을 추진하기로 하고 본사에 접수도 했다.

센터 개설을 하겠다 마음먹은 것은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단 지금의 이런 분위기에서 내가 탈피하겠다 이런 생각이 첫 번째고 두 번째는 바로 위 스폰서의 성공과 지역 파트너를 위하여 반드시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나의 성공 스팀의 성공에도 기여하는 몫이 클 것이란 생각이다.
밖에서 잘 되기를 바라고 몇 년간 해외에서 가능성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이제는 국내 파트너부터 챙기고 준비가 되면 다시 해외로 나갈 생각이다.

나에게는 확고한 믿음이 있다.
스팀의 여러 기능을 활용하여 애터미 비즈니스의 성공자를 만들어 내면 스팀의 가치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그런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그냥 가치가 아닌 선한 가치의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그런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 믿는다.
그렇기에 나는 애터미를 신뢰하는 것처럼 스팀도 무한 신뢰를 하고 스팀을 신뢰하는 것처럼 애터미도 그렇게 신뢰한다.
하여 많은 스티미언들이 나와 함께 애터미 비즈니스를 함께 하기를 바라며 그런 날이 올 것이란 믿음을 갖는다.

이 메시지는 내가 가장 싫어했던 11월을 가장 사랑하는 11월이 되도록 하려고 11월 11일 가장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주시고 다음날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의 바람 혹은 약속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머니가 나를 비롯한 우리 형제들에게 남겨주시고 가신 것은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가장 소중한 삶이라고 가르쳐 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되는 게 어머니의 소중한 마지막 선물이 빼빼로 과자를 물고 셋이서 함께 찍은 모습의 사진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11월을 사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5/11/30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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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로운 어머님…. 자식들에 부담 덜주고 돌아가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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