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13] 개는 주인을 닮는다?

저 위에 올려진 뭔가를 달라고
저리 30분째 버티고 있다.

그 위에 뭐가 있는지 나도 모른다.

개껌도 없고, 장난감도 없는데
도대체 왜?

1. 먹는 것에 견정사정 없다.
   — 토하는 한이 있더라도 일단 삼킨다.

2. 주인 빼고 무조건 적이다.
   — 엊그제 밭에서는 대형 덤프 트럭을
   따라 다니며 맹렬히 짖었다.
   밟힐까봐 조심조심하는 운전자에게
   죄송했다.

3. 때로 주인한테도 으르렁댄다.
   — 이 물색없음은 이유를 알 수 없다.

4. 남들이 버리라 한다.
   — 이렇게 사나운 개는 처음이라며
   이건 애완견이 아니라며 내다 버리라 한다.

그렇다.
우리 개는 문제견이다.
그래도 차마 버릴 순 없다.
생명에 죄 짓는 거 같아서.
그리고 아주 가끔 제가 아쉬울 땐 재롱도 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