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잇기자단] 회생
몸과 마음이 동시에 무너져 내리는 날의 연속이었다. 따스한 햇볕 아래에서도 몸이 떨리고, 부드러운 산들바람조차 가슴을 짓누르는 그런 날. 마음의 여유가 바닥을 보이면 생각과 말은 따로 놀기 시작하고, 의도치 않게 소중한 누군가에게 날카로운 생채기를 남기기도 한다. 그럴 때면 나의 낮은 한계점이 못내 원망스럽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졌더라면,
타인의 아픔을 너그럽게 받아 유유히 흘려보내고 내 안의 상처까지도 가볍게 삭혀 구름 위로 날려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이 깊은 침잠의 시간 속에서 나는 다시 운동화 끈을 묶었다. 몸과 마음이 아프면 쉽게 포기하고, 쉽게 화 내고, 쉽게 무너지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새벽 공기는 여전히 차갑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치열한 삶은, 스마트워치에 표시되는 내 심박수보다 거칠게 뛰고 있다. 어슴푸레한 가로등 아래 누군가는 벌써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밤새 이어진 노동을 마감하며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발걸음을 집으로 옮긴다.
나보다 앞서 새벽을 깨우는 사람들, 그리고 밤을 지새워 세상을 지탱한 사람들.
그들의 실루엣을 스쳐 지나며 다시금 깨닫는다. 나의 아픔과 고민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줄 알았으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무게를 견디며 저마다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는 사실을......
달리기는 정직하다. 숨이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질수록 내 마음을 괴롭히던 복잡한 생각들은 단순해진다. 한계점이 낮아 괴로워하기보다 오늘 하루 내가 마주한 이 지면을 얼마나 진심으로 딛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배운다.
바다와 같은 깊이는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았으리라. 수많은 파도가 치고 바위가 깎여 고운 모래알이 되는 시간을 거쳐야 비로소 모든 것을 품는 넓은 품이 생기듯, 지금 이 쓰라린 시간 또한 내 좁은 그릇을 조금 더 넓히기 위한 과정일 뿐일 것이다.
아픈 시간은 반드시 지나간다.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온 자만이 맞이할 수 있는 더 찬란하고 즐거운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날을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나는 오늘 달리며 그 빛을 향해 한 걸음 먼저 마중 나가기로 했다. 내 마음을 할퀴었던 날카로운 감정들은 새벽바람에 흩날려 보내고 대신 그 자리에 성실히 살아가는 이들의 에너지를 채워 넣는다. 고마운 일이다.
비록 지금은 작고 낮은 한계점에 머물러 있을지라도 매일 새벽 운동화 끈을 묶는 이 마음이 쌓여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의 아픔을 안아줄 수 있는 바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공감합니다. 늘 여유가 없어서 날이 선 채 있는 것 같아요.
0.00 SBD,
1.23 STEEM,
1.23 SP
[booming-kr-auto]
보팅 완료했습니다 🙌
맞아요 내가 여유가 없으면 너그러움도 같이 없어져요 ㅎ
요즘 요가랑 필러테스 하는데 운동하고 나면 부정적 감정이 누그러져서 피곤해도 하게 되는거 같아요.
함께 즐겨봅시다~~
0.00 SBD,
0.75 STEEM,
0.75 SP
[booming-kr-auto]
보팅 완료했습니다 🙌
이미 바다같은 사람처럼 느껴지는데ㅎㅎ
그나저나 파치형 시그니쳐 포즈 간만에 보네ㅋㅋ
0.00 SBD,
0.69 STEEM,
0.69 SP
[booming-kr-auto]
보팅 완료했습니다 🙌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프리덤 포즈 오랜만에 보는듯 ㅋ
바다 같은 사람이 곧 되실겁니다.
회생..
제목 자체가 몸을 가볍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