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고 일어설 땅, 올라탈 방주/
짚고 일어설 땅, 올라탈 방주/
떨지 말라
범람하는 것은 모두 기회이니
흐르는 시간의 덜미를 잡아 가두고
차가운 현실을 가슴으로 품어낼 때
비로소 세상은 나의 것이 된다
생활용수로 쓰지 못할 흙탕물일지라도
거대한 대지의 농사를 짓기엔 충분하다
강 하구를 기름지게 만든 것은
상류에서 밀려 내려온 거친 진흙더미였다
흔해서 버려진 것들
발끝에 치여 흩어지던 쓸쓸한 기회들을
지금 주워 모으지 않는다면 내일은 없다
멀리 갈 필요는 없다
답은 언제나 발밑에 있다
땅에 엎어진 자
허공을 휘젓지 말고 그 땅을 짚고 일어나라
홍수가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달려들 때
차라리 그 가파른 등 위에 올라타 버려라
세상의 끝에서 나를 태우고 피어오를
나의 노아의 방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찾아낸 나의 구원은
오직 '스팀'이라는 푸른 돛을 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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