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장 거창-1 시루봉, 호음산(虎音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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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고장 거창-1 시루봉, 호음산(虎音山)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실 모든 인간의 역사가 이 '관계'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서로 사랑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은 부부 사이도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최근 들어 새삼 느끼게 된다. 상대방을 이해해 주고 원하는 대로 해준다고 해서 반드시 관계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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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아내와 함께 산에 가는 것보다 혼자나 동호인들과 가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지만, 함께 살면서 취미를 공유하는 것이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는 일념으로 아내의 체력에 맞춘 수락산에 가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전날, 아내는 힘들어서 못 가겠다며 발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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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같았으면 전쟁이라도 치렀겠지만, 이제는 빨리 포기하고 대책을 세우는 게 우선이다. 오후 10시경 '좋은사람들' 산악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거창 호음산 코스에 빈자리가 몇 개 있었다. 전혀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산이었지만 일단 신청했다. 어떤 산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산이 그곳에 있기에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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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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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 북상면과 고제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 960m의 봉우리이다. 시루봉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전국에 아주 많다. 산 정상에 커다란 바위가 얹혀 있거나, 봉우리 모양이 둥글고 넓적하여 마치 시루를 엎어놓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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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는 예로부터 떡을 쪄서 신에게 바치는 정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래서 시루봉 아래에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제를 지내거나 기우제를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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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음산(虎音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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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루봉과 능선으로 연결된 호음산은 한자로 범 호(虎)와 소리 음(音)자를 써서 호음산(虎音山)이라 명명되었으며 산세가 험하고 골바람이 거세게 몰아칠 때면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는 울음소리가 들린다는 흥미로운 유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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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는 해발 930m이다. 북쪽으로는 덕유산의 웅장한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동쪽으로는 가야산의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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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루봉에서 호음산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은 가을철이면 은빛 억새가 물결치는 장관을 연출하여 등산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며 선비의 고장이자 교육의 도시인 거창의 청정한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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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하십니다.
싸워봐야 좋을 게 없지요. ㅎㅎㅎ
화랑이가 앙증맞네요.

감사합니다. 안싸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하나 양보를 하면 더 많은 걸 요구하니 ㅋㅋ

어떤 산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산이 그곳에 있기에 가는 것이다.

진정한 산악인이십니다! 👍

호음산 호랑이는 꽤 새 것 처럼 느껴지네요~ ^^

감사합니다. 정상석을 조각으로 만들어둔 산은 여기가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