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키예 일주-6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Underground City), 항아리 케밥
투르키예 일주-6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Underground City), 항아리 케밥
튀르키예에는 경이로운 경관을 자랑하는 명소가 수없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데린쿠유 지하도시(Derinkuyu Underground City)일 것이다.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웅장한 자연 석회암 동굴을 수없이 보아왔지만, 오직 인간의 손으로 깎아 만든 인공 동굴이 이토록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는 사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이었다.
비록 이 지역의 암석이 굴착하기 비교적 쉬운 무른 응회암 재질이라고는 하지만, 거대한 지하 세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점은 우리가 현재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전체 규모의 3%도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신앙과 생존이 만든 지하 세계, 데린쿠유 지하도시
'데린쿠유'는 튀르키예어로 '깊은 우물'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카파도키아 일대에 위치한 고대 지하도시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정확한 최초 건설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기원전 8~7세기경 프리지아인들이 터전을 잡기 시작해 기원전 4세기 페르시아 시대를 거치며 점차 확장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로마 제국의 혹독한 박해를 피하던 초기 기독교인들과, 7~11세기 아랍-비잔티움 전쟁 당시 이슬람 군대의 침략을 피해 모여든 신자들이 모여 살면서 수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지하 복합 도시로 발전했다.
이 놀라운 지하 도시는 1963년 한 현지 주민이 집을 리모델링하던 중 벽 너머로 숨겨진 방과 지하 통로를偶然히 발견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1965년부터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데린쿠유는 단순한 피난용 동굴이 아닌, 완벽한 도시 기능을 갖춘 미로 같은 지하 생태계다. 지하 85m 깊이(약 18층 높이)까지 파 내려간 구조로, 현재까지 확인된 층수만 18층에 달한다. (이 중 약 8개 층만 관람객에게 개방되어 있다.)
이곳은 최소 2만 명 이상의 주민과 가축, 식량을 한꺼번에 수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방어 체계 역시 치밀하다. 외부 적이 침입했을 때 통로를 즉시 차단할 수 있도록, 안쪽에서만 밀어서 막을 수 있는 거대한 바퀴 모양의 맷돌 돌문(Rolling Stone Door)이 구간마다 설치되어 있다. 또한 통로 자체를 낮고 좁게 만들어 침입자가 허리를 숙인 채 한 명씩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설계했다.
도시 중앙에는 깊이 55m 이상의 수직 환기구(Ventilation Shaft)가 관통하고 있어, 지하 깊은 곳까지 신선한 공기가 쾌적하게 순환된다. 또한 적들이 외부 물길에 독을 풀 가능성에 대비하여, 지하 깊은 곳의 자생 수원을 통해서만 생수를 얻을 수 있도록 조치해 두었다. 신앙을 지키기 위한 이들의 절박함과 지혜가 지하 깊은 곳곳에 고스란히 숨 쉬고 있었다.
불과 진흙이 만들어낸 카파도키아의 별미, 항아리 케밥
데린쿠유를 둘러본 뒤, 카파도키아 지역을 대표하는 특색 있는 전통 요리인 항아리 케밥(Testi Kebabı)으로 허기를 달랬다. 항아리 케밥은 진흙으로 구워낸 작은 항아리에 고기와 다양한 채소를 넣고 입구를 봉한 뒤, 화덕이나 숯불 속에서 은근하게 오랫동안 익혀내는 별미다.
항아리 안에는 소고기나 양고기와 함께 토마토, 마늘, 양파, 피망 등이 듬뿍 들어가며, 밀가루 반죽으로 입구를 단단히 봉한다. 이를 전통 화덕인 탐노르(Tandoor)나 숯불 위에서 오랜 시간 구워내면, 채소와 고기에서 나온 육즙이 밖으로 증발하지 않고 내부에 갇혀 고기가 입안에서 녹을 듯 부드러워지고 깊은 풍미가 배어든다. 카파도키아의 독특한 지형과 역사를 탐방한 뒤 맛보는 항아리 케밥은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 캐밥 먹어보고 싶습니다.
맛있어요. 직접 항아리에서 꺼내어 주더군요.
수세기에 걸쳐 조금씩 확장되었겠지만 몇만명이 살았던 도시 수준이라는게 대단하다는 느낌입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