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는 얼음을 보며...

in #steemyesterday

세상살이가 고달프다.
누구나 그런 거 같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들여다보면 나름의 고민 고통이 있다고 한다.
나만 왜 이리 불행한가 하는 생각은 틀린 말이라고 한다.
누구나 다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게 사람 사는 것이라 한다.
인간의 삶 자체가 고통이라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되는 그런 나이가 되었나 보다.
정신없이 살 때는 그런 거 모르고 사는데 이때쯤 되면 저절로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열심히만 살면 모든 게 다 해결되고 행복만이 있는 낙원이 기다릴 거 같은 삶
그러나 허둥대며 사는 동안 세월은 속절없이 가고 남는 건 힘들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몸도 마음도 힘들어지면 늙은 거고 늙다 보면 만사에 의욕을 잃게 마련인 것이다.
그래서 늙어도 건강을 유지하려면 의욕적으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젠 쉬어야지 하는 순간부터 팍팍 늙어 가는 게 사람인지도 모른다.

아니 아무리 날이 풀렸다 해도 어쩜 얼음이 그렇게 빨리 녹는지 모르겠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 얼음이 녹을까 싶게 두껍게 얼었던 강물이 이제 중간 부분이나 양지쪽은 다 녹았다.
응달진 강가에는 아직 얼음이 있으나 다 녹았다.
하여 오늘 아침에는 얼음판 위로 올라가 봤다.
오늘 아니면 얼음 위에서 걷는 것도 어렵지 싶어 어름 위를 성큼성큼 걸어가려는데 아니다.
깨지면 어떻게 하는 생각에 조심조심 걸음을 끌어 가며 갔다.

얼음이 위보다 밑에서 먼저 녹는지 어린 고기들이 얼음장 아래서 왔다 갔다 한다.
활기차게 다니는 것이 보인다.
물속은 이미 봄인지도 모르겠다.
봄이 남쪽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얼어붙은 강물, 얼음 아래서부터 오는지도 모르겠다.
얼음을 보면 위에서 빨리 녹는 것이 아니라 아래서부터 더 빨리 녹는 거 같다.

얼음으로 얼지 않았으면 벌써 바닷물이 되었을 강물이 이제 다시 녹아 흐른다.
늦게 출발해서도 벌써 바다에 다다른 강물이 있는가 하면 먼저 출발해서도 수개월이나 늦게 바다에 도착하는 강물이 있다.
그러고 보니 같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나 비가 내리는 대로 바로 바다로 돌아 가나 빙하는 수백 년을 멈추듯 있다가 바다로 돌아간다.
요즘은 빙하가 빨리 녹아서 문제라는데 빙하가 다 녹으면 도시가 물속에 잠기는 곳이 많다는데 세상에 그렇게 얼음이 많다는 게 실감이 가지 않는다.
얼면 시간까지도 얼어붙는 거 같다.
그래서 냉동인간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산다는 게 고통이고 그 고통이 행복의 씨앗이라 한다.
뭔 소리인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말장난 같이도 들리는 말, 옛날부터 내려오는 말이다.
요즘 젊은것들 버릇없다며, 말세라며 한탄하는 말이 수백 년 수천 년 전에도 있었다니 아이러니하다.
태어났으니 죽어야 하고 그 사이를 그려내는 게 삶이란 것인 듯하다.
인생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동반하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논리로 태어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까지 듣고 보니
요즘 똑똑한 젊은 친구들이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될 것도 같다.
어쩌면 이미 득도를 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지 싶기도 하다.

감사합니다.
2026/02/19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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