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걸 해야 하는데 잘하는 게 없는 거 같다.
내 인생은 무엇이었을까?
참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고 주변에서도 그렇게 봐주었었다.
한마디로 성실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한마디로 세월 잡아먹는 식충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 국민배우 안성기 님의 부음을 들었다.
괜히 허망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죽을 사람 같지 않았는데 나이도 많지 않은데 벌써 세상을 등지다니 너무나 아쉽다.
혈액암이라는 지병이 있어 치료 중이었다는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른데 있다는 보도에 더욱 놀랍다.
식사 중에 음식물이 목에 걸려 질식을 해서 병원으로 급히 후송을 했으나 안타깝게 되었다.
50년대 초에 출생한 사람으로서 이제 70대 초중반에 들어서는 나이인데 비보를 접하고 보니 남의 이야기 같지가 않다.
예전 같으면 천수를 누렸다며 장수대열에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노인정에 가도 이 정도 나이면 꼬마 취급받는 나이라 형들이 못살게 굴어서 나 노인정 안 갈래 하는 그런 나이다.
나은 이 말이 그냥 웃자고 하는 이야기인지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지난해 10월에 군대 동기들 모임이 있어 갔는데 그중에 한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자기가 뚜렷하게 하는 일도 없고 시간이 많으니 노인정에라도 가서 지낼까 하고 입회등록을 하고 노인정에 갔다고 한다.
그런데 며칠 다니다 더럽고 치사해서 못 다니겠어서 그만두었다고 한다.
그래서 뭐가 치사한데 하니 황창연 신부가 강의 중에 말하며 여러 사람을 웃기는 이야기, 노인정에 가니 형들이 들볶어서 나 안 갈래 하는 말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 지금 70대는 노인정에 가도 꼬마이며 형들 심부름하고 시중들어야 하는 그런 나이다.
그런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떠났으니 얼마나 서러울까, 더군다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국민 배우였는데 말이다.
새해가 되니 나도 역시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아직 음력설이 아니 지났으니 먹고 있는 중이라 하자.
60대에 들어섰는가 했는데 웬걸 내가 지금 뭘 하고 있지 생각하다 깜짝 놀라서 눈떠보니 60대가 아니다.
젠장 세월이 왜 이리 빠른지 100년도 결코 긴 세월이 아니고 이렇게 가는 세월이라면 천년도 무척 오래 전이 아니라는 생각에 이런 걸 진작 알았으면 역사 공부를 열심히 했을걸 하는 생각도 해본 적이 있다.
인생 정말 짧다.
좀 일찍 죽으나 오래 살았다며 몇 년 혹은 몇십 년 더 살았다 하나 결국은 다 거기서 거기지 별반 차이가 없는 인생이다.
내가 며칠 전 어느 초등학교 운동장을 걷다가 세종대왕과 이순신 동상을 보았다.
그런데 눈을 끄는 게 있었다.
그분들 돌아가신 나이가 똑같이 54였다.
막연하지만 세종대왕은 훌륭한 임금님이시니 옛날이라도 70, 80은 사셨겠지 했다.
그런데 54살에 돌아가셨다고 하니 괜히 내가 허망한 생각이 들었다.
이순신 장군도 54세에 돌아가셨다니 우연치고는 참 기이하다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이순신 장군은 전쟁터에서 돌아가셨다 해도 54는 더 됐을 거라 생각했다.
여하튼 두 분 다 54세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래도 확인하는 마음에 인터넷 나무위키에서 확인하니 세종대왕은 1450년 4월 8일 돌아가시어 향년 52세였고 이순신 장군은 1598년 12월 16일 돌아가시어 향년 53세로 기록되어 있다.
아무래도 위키 백과가 정확할 거 같기는 한데 두 분 다 50대 초반에 돌아가신 것이다.
한편 그 시절에는 대부분 그 정도면 조금 사신건 아니라는 생각이기는 하나 지금 시대 사람 대부분은 이순신장군 보다 세종대왕보다도 무척 오래 산다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수명에 관해서는 부러울 게 없는 삶이어야 하리라.
그런데 이게 뭐지, 마치 갈증이 날 때 소금물 먹은 것처럼 갈증이 더 유발되는 거 같은 이런 거 이걸 뭐라 해야 하지
오래 살며 똥만 자꾸 만들어 내어 똥냄새만 피우지 말고 향긋한 사람냄새도 피워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있는 거 같은 삶
그렇다면 잘하는 거 그중에도 사람 냄새가 나는 일을 해야 하는데 그게 뭐지, 내 삶의 의미는 뭐지...?
감사합니다.
2026/01/06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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