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 되돌아간 1,100억 개의 별

in #steem15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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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되돌아간 1,100억 개의 별


언젠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동안 이 작은 지구를 거쳐 간 사람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찾아본 인구통계학적 숫자는 경이로웠다.

미국 인구조회국등의 추산에 따르면, 인류 역사 이래 이 땅에 태어난 사람은 대략 1,170억 명에 달한다. 지금 이 순간 살아가는 인류가 83억 명 정도이니, 이미 지구라는 무대를 거쳐 간 이들만 해도 자그마치 1,100억 명이 넘는 셈이다.

그 숫자의 거대함 앞에 서면 자연스레 두 번째 질문이 고개를 든다. 그 많던 사람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천당이나 지옥 같은 사후세계는 1,100억이라는 수많은 영혼을 수용하기에 어쩌면 너무 좁은 관념일지도 모른다.

시선을 돌려 끝을 알 수 없이 광활한 우주를 바라보다가, 현대 과학이 증명한 위대한 법칙 하나를 떠올렸다. 바로 ‘질량 보존의 법칙’이다. 우주의 그 어떤 물질과 에너지도 새로 생겨나거나 흔적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직 형태만 바뀔 뿐이다.

천체물리학자들의 말대로 우리의 몸을 이루는 탄소, 철, 칼슘 같은 원자들은 수십억 년 전 우주의 어느 거대한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져 지구로 날아온 것들이다. 우리는 애초에 ‘별의 먼지(Stardust)’로 빚어진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우주 훈련소였다’는 상상은 과학적으로도 완벽한 진실이 된다. 이 푸른 행성에서 중력과 시간에 적응하며 삶이라는 치열한 훈련을 마친 1,100억 명의 영혼들은, 육신이라는 옷을 벗고 다시 우주의 원자로 해체되어 은하수 너머 저마다의 고향 행성으로 흩어진 것이다. 그들이 살아생전 뿜어냈던 뜨거운 열정과 생각의 전기 신호들 역시,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우주 공간을 향해 무한히 확장해 나가고 있을 터다.

적게 잡아도 1,000억 명이 넘는 선배 인류가 남긴 원자와 에너지는 이 우주 어딘가를 끊임없이 여행하고 있다. 지구라는 훈련소를 졸업한 그 많은 사람이 도대체 어디로 갔을까 싶었는데,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원래 태어났던 밤하늘의 별로 되돌아간 것이다.

아무래도 밤하늘 머리 위로 펼쳐지는 저 아득한 우주가 아늑하고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그래서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