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8 days ago

덜컹거리는 직행버스가
가을나무처럼 서 있는 그림자를 남겨두고 떠난다

나무는 드문드문 단풍이 들고
혼자 남은 그림자도
가을나무처럼 물이 들고 있었다

버스는 억새풀 흔들리는 길을
흔들리며 지나가고
지금쯤 얼굴에 가을이 물들던 그림자는
아직도 억새풀처럼 떨며 서있는지
물결이 자꾸 뒤를 돌아보며
느릿느릿 흘러갔다

가을 길에 혼자 서 있으면
누구라도 풍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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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정호승

​돌아보지 마라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다
돌아보지 마라
지리산 능선들이 손수건을 꺼내 운다
인생의 거지들이 지리산에 기대앉아
잠시 가을이 되고 있을 뿐
돌아보지 마라
아직 지리산이 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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