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4 days ago

바람이 몇 번 지나가면
다 잊고 살겠지

어느 순간 돌아 보아도
돋을새김으로 빛나는 뒷모습

무성했던 기억이 웃자라지 않기를

나에게로 오는 길도
혼자 돌아가야 했던 길도
발에 힘을 주어 지근지근 밟았다

호우주의보는 끝났다
빗줄기 뒤로 숨던 표정을
그 목소리를
이슬방울 속으로 밀어넣고
봉인하는 손가락에 쪽빛 물이 든다

image.png

백로/ 전상태

숫매미 울음 그쳤다
울어도 젖 주지 않는 울음이었다
이젠 울 수가 없다

7년 만의 첫 외출.
보름 만에 다시는
영영 못 올 외출이 끝났다
울어도 누구 하나 젖 주지 않았기에
홀아비 서러운 울음 그쳤다.

숲이 눈물 흘린다
새벽 기도를 드리며 울고 있다.
풀벌레 여름을 밀어내며
따라서 눈물 흘린다
가을을 굴리면서 울고 있다

이슬 맺은 풀숲에
가을이 발을 씻고 있다
수억의 해가 잉태되어 반짝이는

Sort:  

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