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에 깃든 詩 - 박경리/ 토지 172.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를 읽다보면 그 방대함과 등장인물들이 태생적이라 할
가난과 한에서 벗어나려 할수록 조여들던 질곡과 아침이슬처럼 사라지던
영화와 권세의 덧없음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의 삶을 교차하고 드나들면서
강물처럼 흘러 물살이 나를 휘감았다.
오래전에 삼국지를 세 번만 읽으면 세상사에 막힘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또 그와 비슷한 말을 들었다. 토지를 세 번만 정독하면
이루지 못할일이 없다고 한다.
우리 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토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석처럼 빛나는 문장을 발견하게 되는 행운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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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때는 자유를 향해 달릴 수 있는 길목이었는지도 모른다. 집념의 질곡에서 풀려날 순간이었는지 모른다.
발등에서 흔들리는 남빛 비단치마, 하얀 버선발이 눈부시게 움직이는데 역시 자신도 허깨비인 것을 깨닫는다.
유연한 두 어깨, 물걸처럼 부드럽게 잡힌 치마의 주름, 그의 아름다움은 그의 권위요 아집이요 숙명이다. 그의 아름다움과 위엄과 집념은 그의 고독이다.
-토지 2부 제4편 용정촌과 서울 6장 집념은 그의 고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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