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 든 • 손

in #steemzzang18 days ago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강물도 흐름을 미루고
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달리는 속성을 지닌 것들에게
휴식은 꿈이 아니라 허영이라고
바람은 만날 때마다 타일렀다

이어지는 추위에
살만큼 살았다는 물결들이 먼저
빛을 등에 지고 엎드려
세상으로 눈을 돌리지 않고 귀를 막았다

울어볼 곳이 필요했던 강물이
세상 밖으로 가는 길을 찾아
벽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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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양수리에 가서/ 권달웅

대한추위에 맞선 강이
쩡 쩡 소리를 내며
얼어터지고 있었다.

밑바닥까지 언 두 강이
얼음 밑바닥으로
강물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엄동설한 날아온 철새들이
날개에 부리를 파묻고
새까맣게 몰려 앉아 있었다.

앉을 자리를 잃은 철새들이
얼음판 위에 발을 오므리고
와글거리고 있었다.

일자리를 잃고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노숙자들처럼,
헤매는 실직자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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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얼은 걸 보니 후덜덜 하네요.
많이 추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