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독서중] 나의 친구들(프레데릭 배크만)

in #zzan4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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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난 소설을 만나면
밤이 행복하다.
스텐드 켜고 누워 큭큭 웃고
중얼중얼 하기도 한다.
그러다 이내 책이 베개 뒷편으로 구르고
나는 코를 곤다.
아무리 재미난 책도 농사꾼의 잠을
쫒아내진 못하기 때문이다.

열네 살의 네 아이가 바닷가 마을에 살았다.
요아르, 테드, 알리, 화가.

여기서 알리는 힘 센 여자아이라 붙은 별명이고, 화가는 계속 화가로 불리다다 끄트머리에 실명이 킴이며 세상에는 C. 야트라는 화가로 알려졌다고 일러 준다.

이들은 모두 불안정한 가정 출신에 마침 반항기 그득한 나이를 지나고 있다. 모여서 할 수 있는 거라곤 남의 것을 슬쩍해서 도망치고 낄낄거리다 물속으로 풍덩 뛰어 드는 게 고작이다.

술에 억수로 취해서 처자식을 죽지 않을 만큼 패는 아버지를 둔 요아르, 암 환자의 아들 테드, 술과 파티만 좋아하다 거덜나서 이 도시 저 고장으로 떠도는 알리의 아버지.
그리고 아들의 천재성을 한번도 눈여겨 보지 않은 화가의 부모.

학교에서 이들은 놀림감이거나 얻어 맞고 사물함에 갇히기 일수다. 이들을 대신해서 싸울 사람은 요아르 밖에 없다. 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한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바다에서 수영하고 잔교에 앉아 몸을 말리던 이들. 이 모습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담겨 화가의 유명세에 따라 값이 뛴다.

세월이 흘러 39세가 된 테드는 화가의 유골함과 문제의 '바다의 초상'을 들고 루이사를 만난다. 화가의 유언이 그림을 루이사에게 주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제 막 18세가 된 루이사는 5살에 버려져 다양한 위탁 시설에서 살아왔다. 그녀는 세상에 하나뿐인 절친을 잃었고 어디에도 의지할 곳은 없으며, 한가지 소원은 '바다의 초상'을 직접 보는 것이었다.

그림을 보려 경매장에 몰래 숨어 들어갔다가 들통이 나서 도망치는 중에 C. 야트를 만난 것은 기적었다. '같은 과'였기에 두 사람은 서로를 강렬하게 끌린다. 그 덕에 그림을 루이사에게 전해 주라는 유언이 남겨진 것이다.

얼떨결에 그림을 받은 루이사는 한사코 사양하지만 테드는 사랑하는 친구를 떠나 보낸 슬픔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들은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에 동승하게 되고 테드로부터 네 친구가 열 네살과 열 다섯 살에 겪었던 우정과 삶을 전해 듣게 된다.

아버지의 폭력이 한계치에 이른 요아르는 알리의 도움으로 칼을 준비하는 한편, 이 빌어먹을 동네에선 희망이 없으니 화가에게 무조건 떠나야 한다고 떠민다. 요아르의 성화에 화가는 이 그림을 그렸다. 배낭 속의 칼을 확인하며 친구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낸 요아르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다 죽어요.' - 테드와 루이사의 독백

'너는 내게 벌어진 사건이니까.
내가 살아 있는 모든 순간마다 벌어지는 사건이니까.' (p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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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배크만, 온라인에서 퍼온 사진

그런가 하면 웃음 짓게 하는 표현이 한 둘이 아니다.

'멍청한 천재 요아르, 천재적인 멍청이 알리'
'루이사는 주인의 시리얼 그릇에 죽은 쥐를 가져다 놓은 고양이보다 더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p313)

이십 년 전 십대 네 명의 삶에 루이사라는 지금 십대가 뭉쳐진다. 십대들의 삶은 예나 지금이나 하나같이 쉽진 않다. 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최악인 나이.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고 웃음이 있는 소설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스웨덴 소설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을 꽤 여러 편 읽었다.
[오베라는 남자] [베어타운] 등.

책 읽다 보면 상큼하게 가을이 와 있을 것 같다.



프레드릭 배크만 / 이은선 역 / 다산북스/ 2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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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답지만 가장 최악인 나이.

저의 10대를 돌아보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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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에 애정이 느껴져서 좋아하는 작가예요. 자도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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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주소지가 제주로 되어 있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지 못하고 있어요.. ㅠ
짬내서 도서관 두번 가긴 했지만.. 아쉽네요.

저누요즘 남북전쟁에 빠져서 또 전쟁사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