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희일비

in #zzan4 days ago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렇다.
어머니의 상태가 안 좋아지니 금방이라도 돌아가실까 걱정을 하다 밤새 기침 한번 안 하고 편히 주무시는 걸 보니 또 마음이 놓인다.

어젯밤에는 편안하게 주무신 거 같다.
너무나 조용하게 주무시기에 오히려, 가슴이 철령 하며 혹시 하는 생각에 슬며시 일어나 숨은 쉬시나 관찰하듯 지켜보기를 두세 번 했다.
숨을 편히 쉬시며 주무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안도하는 마음으로 나도 다시 잠자리에 든다.

기척이 있어도 깨고 너무 조용해도 깨는 게 어머니 옆에서 자는 나의 잠자는 모습이다.
이는 나만 그런 게 아닐 것이다.
나와 비슷한 처지에 사람이면 누구나 같을 것이다.
컨디션이 좀 좋아지신 듯하면 기뻐하고 안 좋으신 거 같으면 슬퍼하고 이런 게 연로하신 부모님을 옆에서 보살피는 사람들의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오늘 작은 여동생 내외가 왔다.
여동생은 한 달에 한 번씩 당번을 정해서 온다.
고마운 일이다.
딸을 보면 어머니도 좋아하시니 좋다.
그러나 나는 좀 더 자주 왔으면 하는데 말하기가 어렵다.
느낌상 어머니가 우리 곁에 머물러 주실 시간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느낌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데 아내는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다.
자칫 하면 불편해 할 수도 있으니 한 달에 한번 오는 것도 고맙게 생각하지고 한다.

요즘은 식사가 연어 회를 드시는 것이다.
며칠째 연어회를 맛있다며 드시는데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나도 좋다.
하여 어젯밤에는 다시 1킬로 그램을 또 주문했다.

한 가지만 계속 드시는 것도 그러해서 오늘 점심부터는 육회를 드시게 하려고 한다.
동생이 동네 정육점에서 육회를 막 사가지고 왔다.
어머니가 의외로 회를 좋아하시는데 젊어서는 그걸 몰랐다.
늘 집에서 먹는 게 전부인지 알았는데 내가 너무 무심했지 싶어 죄송한 생각이 든다.
이상하다.
아버지에게는 이런 감정이 별로 없는데 어머니에게는 잘해 드린 것도 없고 못 해 드린 것만 생각나고 고생하신 것만 생각이 나니 이상한 일이다.
아침에 아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 말 하지 말란다.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가 들으시면 서운해 하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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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voted! Thank you for supporting witness @jswit.

@steemzzang, I was truly moved by your heartfelt post about caring for your mother. The raw honesty in your words resonated deeply, especially the emotional rollercoaster of hope and worry that comes with looking after an aging parent. Your description of waking up to check on her breathing is something many can relate to.

It's wonderful that your sister visits regularly, and how you're finding joy in small things like her enjoying salmon. The reflection on your relationship with your mother, and the regret for not realizing her love for 회 (raw fish) sooner, adds a poignant layer to the story. Your vulnerability in sharing these personal feelings makes this post truly special. Thank you for sharing such a touching glimpse into your life. I hope she enjoys the 육회! 🙏

천운님 아내님은 정말 고운 심성을 지니셨습니다. 반성하게 되네요.